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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2조4000억원에 ING생명 인수 추진

장순원 기자I 2018.08.14 08:54:18

KB금융 제치고 1위 금융사 도약할 듯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2조4000억원에 ING생명보험을 경영권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ING 지분 59.15%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약 5만원으로 총 인수가는 2조4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가(4만1500원)와 견줘 약 20%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국내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사상 최대다. 현재 양측이 세부 조율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인수를 마무리하면 KB금융을 누르고 금융업계 1위를 되찾을 전망이다. KB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실적에서 신한금융지주를 앞서면서 ‘리딩 금융그룹’ 싸움에서 KB금융의 우위가 지속됐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7956억원으로 KB금융의 올 상반기 실적(1조9150억원)보다 1200억원가량 적다. 작년 3000억원 정도의 순익을 올린 ING를 품으면 순위 역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보험업계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을 인수하면 기존 신한생명(30조2724억원)과 합쳐 4위인 NH농협생명(64조270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보험업계는 2021년 도입하는 IFRS17에 따라 부채평가 방식이 달라지면서 대규모 자본확충 부담이 큰 데, ING생명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ING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40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3%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455.3%로 생명보험업계 최고 수준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아시아 리딩금융으로의 도약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인수·합병(M&A)를 모색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MBK파트너스와 ING생명 인수를 위한 배타적 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하고 실사 등에 나섰지만 한차례 발을 뺐다. 가격 문제 등에서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양측이 다시 만나 협상을 진행하면서 급속도의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로는 ING그룹 본사와 브랜드 계약에 따라 올해 말까지만 ING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각을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2013년 네덜란드 ING그룹으로부터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사들인 뒤 5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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