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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신용도 올라간 이랜드월드·리테일, 회사채 복귀 전조?

이명철 기자I 2018.07.01 15:00:00

한기평·NICE신평, 단기 신용등급 한단계씩 상향
이랜드리테일은 기업신용등급 ‘BBB+’ 신규 부여
실적 하방 경직성…향후 패션사업 등 모니터링

이랜드월드 부채비율(왼쪽)과 차입금의존도 추이.(단위:%)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신용등급 하향 압박을 받던 이랜드그룹의 회사채 시장 복귀 청신호가 켜졌다. 신용평가사들이 그룹 주력 계열사인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에 대해 재무 안정성이 개선됐다며 잇따라 신용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실적이 급격히 하락하거나 현금 창출력이 저하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실적·재무개선…신용평가 시장 복귀

1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는 지난 29일 이랜드리테일의 기업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부여하고 단기 신용등급을 ‘A3+’로 한단계 상향 조정했다. 앞서 19일 한국기업평가도 이랜드리테일 기업신용등급 ‘BBB+’을 부여하고 단기 신용등급을 ‘A3+’로 높인 바 있다. 한기평은 이랜드월드 단기 신용등급도 ‘A3-’에서 ‘A3’로 조정했다.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는 2016년 들어 중국 패션사업 등 실적 저하에 따른 재무 부담으로 신용도가 지속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요 브랜드·부동산 매각과 외부 자본 유치로 차입 규모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랜드월드도 작년 뉴발란스 부진과 아동복 브랜드의 이랜드리테일 이관 등으로 저하됐던 실적이 올해 1분기 개선됐다. 뉴발란스 실적 저하를 SPA 등 다른 브랜드 실적 개선으로 보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패션부문은 작년 티니위니 매각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나머지 주요 브랜드 합산 실적은 반등했다. 수익성 위주 경영 정책과 브랜드 관리 능력, 기획력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랜드리테일도 모던하우스 매각 이후 실적 하락세가 뚜렷했지만 PB상품 비중 확대로 양호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실적이 하방경직성을 나타내면서 재무 여건도 나아졌다. 이랜드월드의 연결 총차입금은 2015년 5조500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3월 말 3조7000억원까지 줄었다. 순차입금은 같은 기간 4조5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감소했고 300%를 넘던 부채비율은 200% 이하로 낮아졌다. 별도 기준 금융기관 차입금 중 단기성 비중은 작년말 90%에서 올 3월 말 50%로 낮아지는 등 차입금 장기화 구조로 전환하는 중이다.

김혜원 한기평 연구원은 “티니위니와 모던하우스를 매각하고 프리IPO(상장 전 자본 유치)를 통해 상환시기가 도래했던 상장전환우선주(RCPS)를 보통주로 전환했다”며 “주요 브랜드 매각에 따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축소에도 차입금 감소폭이 커서 순차입금 커버리지가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이랜드월드 매출액(억원)과 EBITDA마진(%) 추이.
◇차입금 축소 여부가 신용도 관건

향후 이랜드월드 신용도 관건은 별도 기준 차입금 축소 여부와 국내·외 패션부문의 실적 추이다. 계열 내 우량기업인 이랜드리테일이나 해외법인 지원이 힘들어 자체 현금창출능력이나 유상증자로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현재 추진 중인 추가 유상증자가 이뤄져도 유럽법인·이랜드파크 지원을 계획한 만큼 결국 별도 기준 차임금 축소를 위한 패션부문 실적이 주요 점검 요인이라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뉴발란스 브랜드의 실적 하락과 티니위니 매각 후 외형·이익 하락을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라며 “연결 기준 8% 수준의 EBITDA마진이 예상돼 작년을 저점으로 영업현금창출능력이 하방 경직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랜드그룹 핵심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은 지배구조와 사업·재무 측면에서 계열 긴밀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프리IPO 약정에 따라 올해 12월까지 상장예비심사청구서, 내년 3월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반기 상장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 약정상 대규모 투자나 계열 지원이 제약돼 대규모 자금 소요 필요성이 낮지만 IPO 완료 후 투자자 약정이 종료되면 투자나 계열지원 소요로 추가 자산 매각이 진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황용주 NICE신평 연구원은 “그룹의 전반 신용도는 회사 자체신용도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계열과의 높은 신용 의존성은 부정적”이라면서도 “사업부 매각 등으로 이익규모가 다소 축소되고 이익기반 다변화도 약화됐지만 그룹의 재무위험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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