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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은행권, 상업용 부동산 대출 4000조 육박…"부실화 우려"

방성훈 기자I 2023.12.10 15:54:33

미 의회조사국 ''상업용 부동산 거시경제 압박'' 보고서
은행권 대출 3조달러…올해 만기 도래 대출 15% 달해
"임차인 채무불이행 가능성…사무실 부문 특히 우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은행권의 노출액이 4000조원에 육박해 대출 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약 591조원은 연내 만기가 도래해 임차인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AFP 제공)


10일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리다 웨인스톡 거시정책 분석가와 앤드류 스콧 금융경제 분석가는 지난 6일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과 잠재적 거시경제 압박’ 보고서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료를 인용해 미 은행권의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액이 지난 10월 기준 약 3조달러(약 396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주로 단기 계약으로 이뤄진다. 부동산 분석업체 트렙(Trepp)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4480억달러(약 591조 3600억원), 약 15% 규모로 이 가운데 2700억달러(약 356조 4000억원)가 은행권 대출이라고 추산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 계약 갱신할 것인지 고민하는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임대인의 디폴트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임차인이 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면, 임대인은 더이상 임대료 수익을 올릴 수 없게 된다. 특히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경우 막대한 원금 상환 부담을 지게 돼 마땅한 자금조달 대안이 없으면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디폴트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부동산 가치 하락과 악성 대출 증가세가 맞물려 악순환 고리가 생기고, 금융권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서 위기의 뇌관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다만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률, 뚜렷해진 인플레이션 둔화, 기타 경제지표 호조가 단기적으로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떠받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잦아든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높은 금리, 공급망 제약, 최근 은행권 시스템의 긴장 상황은 상업용 부동산을 비롯한 특정 부문의 성장 둔화 및 압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지난해 미 전체 경제 활동의 약 3%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팬데믹은 상업용 부동산의 높은 공실률을 초래했고 잠재적으로 부동산 소유자의 조달비용 상환 능력이 손상됐다”면서 “특히 사무실 부문이 스트레스 징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 부동산 정보업체 CBRE에 따르면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사무실 공실률이 올 3분기 3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뉴욕은 사무실 복귀 기업이 늘어 공실률은 하락했으나, 신규 임대 및 갱신 계약이 전년 동기대비 29.4% 감소했다고 CBRE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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