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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상황 대비 지시한 이재용..日수출규제 확대 분위기 감지했나

김종호 기자I 2019.07.14 14:17:45

5박 6일 일본 출장 이후 귀국 다음날 긴급 사장단 회의 열어
비상상황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일본 수출 규제 확대에 휴대폰·가전 등 사업 분야 대응 지시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일본 출장 귀국 다음 날인 지난 13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사업부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비상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5박 6일간의 일본 출장에서 현지 재계 인사 등을 두루 만난 이 부회장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확대 움직임을 직접 감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부회장은 다음 날인 13일 오후 삼성전자의 한 사업장에서 DS 및 디스플레이 경영단을 긴급 소집해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진교영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일본 출장 결과를 사장단과 공유하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수급현황과 사업 영향,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일본의 추가적인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이어 휴대폰과 가전 등 다른 사업 분야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단기 현황 대처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며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컨틴전시 플랜은 비상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대비하는 경영기법”이라며 “이번 일본 출장에서 현지 수출기업부터 금융권 등 현지 재계 인사를 두루 만난 것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확대 분위기를 직접 느끼고 철저한 대응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 일본으로 긴급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현지 도착 다음날인 지난 8일부터 규제 대상이 된 현지 소재 수출기업의 경영진을 만난 뒤 일본 재계 인사도 두루 면담하는 등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는 일본 메가뱅크(대형은행) 등 금융권 관계자까지 접촉해 이번 사태와 관련한 해결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청와대 간담회 참석을 위해 출장 기간을 2박 3일로 계획하고 지난 9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추가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이번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 간담회도 포기한 채 입국 일정을 미루고 현장 대응에 집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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