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전 직원 “손세정제·열감지기 있지만…현장은 무방비 노출“

김소정 기자I 2020.05.28 08:42:43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0명을 넘어선 가운데 쿠팡 전 직원은 현장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부천 쿠팡 물류센터. (사진 = 뉴시스 제공)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근무했던 A씨는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나서 비대면 구매가 많이 늘었다. 애초에 200만건 정도 되던 물건이 300만건 이상으로 늘었다”라며 “그래서 회사 측에서는 빨리 빨리하는 문화가 발생하고 아마 진행하다 보니까 속도나 안전이랑 동일하게 갈 수 없는 부분이 있지 않냐. 그렇기 때문에 안전관리나 코로나 관련해서 많이 등한시됐던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쿠팡 부천물류센터에 대해 A씨는 “소비자 분들이 쿠팡맨을 많이 연상하는데 쿠팡맨은 배달해 주시는 분이고 저희는 쿠팡맨이 배달을 잘 할 수 있도록 물건을 준비한다. 예를 들어 과일이나 야채를 주문하시면 저희가 포장 작업을 한다”라고 했다.

물류센터에는 마스크 착용도 하지 않은 직원도 많았다고. A씨는 “마스크 착용을 인지는 다 하고 있지만 근무 환경이 마이너스 영하 20도부터 상온까지 같이 존재하다 보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영하 20도에서 10시간 서서 근무하게 되는데 빠르게 움직이면서 마스크가 젖는 경우도 있고 가만히 서 있어도 호흡하기 힘들지 않냐. 마스크 끼고 있으면. 그렇기 때문에 호흡을 위해서 잠깐 내리고 있는 경우도 있고 거의 안 쓰시는 분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걸 왜 근무자가 마스크를 안 끼고 회사탓을 하느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다. 제가 잘 끼더라도 만약에 동료가 안 꼈을 경우에 저희 같은 경우 사원 간에 지시나 강요를 할 수 없도록 내규로 정해져 있어서 그걸 관리자들이 관리해 주시고 제대로 해주셔야 되는데 빨리 빨리 바쁘게만 하라고 하는 상황에서 누가 가서 저 분 마스크 좀 끼게, 이렇게 하기가 적용하기가 조금 그런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관리자도 역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고. A씨는 “(관리자가) 아무래도 여러 명하고 의사 전달도 해야 되고 그런 과정에서 내리고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에 확진자가 나온 건 포장 쪽에서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포장은 저희 센터에서 허브를 제외한 마지막 과정이기 때문에 마감시간에 많이 쫓긴다. 마감 시간이 늦거나 그러면 옆에 가서 마스크를 내리시고 ’빨리 빨리 해주세요‘ 이런 식다”라고 말했다.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방역수칙을 알면서도 지킬 수 없었다. A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직장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처음에 3개월 계약직으로 시작한다. 계약이 연장돼야 하는데 3~4일씩 쉰다 그러면 재계약 여부에도 불안한 부분이 있다. 또 회사에서도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일용직분들은 하루 생계형도 많고 만약에 장기간 안 나오게 되면 근무확정 순위에서 많이 밀리는 부분이 있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말했다.

부천물류센터 측이 열감지기 설치, 마스크·손소독제 제공, 모든 직원 마스크·장갑 착용했다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A씨는 “출근하면 저희가 1층에서 줄 서서 들어가는데 입구도 비좁고 손세정제 한방울 받는다. 열감지는 하는데 그 정도는 어디서나 다 하는 부분이고 그 이후에 들어가서 근무하면 무방비로 노출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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