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출판기념회 기점으로 본격 행보…이준석·윤석열 참석
총괄선대위원장 유력…인적쇄신 요구하며 尹과 신경전도
전문가들 "윤석열, 김종인 요구 받아주고 절충할 가능성"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야권의 `킹메이커`인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의도로 돌아온다. 지난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뒤 직에서 물러나 두문불출하던 그가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기점으로 정치 행보를 재개할 방침이다. 야권의 대선 승리 `필승 카드`로 거론되는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나서서 진두지휘를 하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제2기 영남일보 지방자치 아카데미 입학식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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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위원장은 15일 자신의 그간 정치 여정을 담은 책인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출판 기념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윤 후보까지 총출동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대선 정국에 등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에 있었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바로 다음날 비대위원장직에서 내려온 김 전 위원장은 이렇다 할 공개 행보 없이 여의도와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였다.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 돌입하자 본격적으로 김 전 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됐다. 오는 20일 선대위 출범과 맞물려,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 수순이 유력하다.
관건은 윤 후보의 결단이다. 김 전 위원장이 `파리떼` 등을 언급하면서 기존 캠프 인력에 대한 인적쇄신 없이는 선대위 합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윤 후보는 기존 인사에 더해 새로운 인사가 합류하는 형태의 선대위 구성이 돼야 한다고 맞서면서 신경전이 일어났다.
실제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2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허수아비 노릇은 할 수 없다. 내 소신과 철학을 펼 수 있는 상황이 돼야 가는 것”이라며 “한 가지 개인적으로 충고하자면, 사람에 너무나 집착할 것 같으면 성공을 못한다. 과거에 우리나라 대통령들도 지나치게 어느 특정한 사람, 편리한 사람에게 집착을 하다가 결국 실패했다”고 윤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캠프 측(김병민 대변인)은 “대선까지 누군가를 배제하는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통합을 바탕으로 하는 ‘덧셈의 정치’를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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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선대위 출범이 임박한 만큼,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의 뜻에 어느 정도 맞춰주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선대위는 총사령탑 격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원톱`으로 나서고, 모든 실무를 관할하는 총괄선대본부장직은 사라질 전망이다. 대신 분야별 총괄본부로 권한을 분산하는 등 직책을 수평적으로 병렬 배치하고 중진 의원들에 해당 본부장직을 맡기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원톱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분야별 총괄본부를 직접 지휘한다는 점에서, 본인 `1인 체제`를 주장하는 김 전 위원장의 요구 조건과 맞아 떨어진다.
전문가들도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가 적합한 중간 지점을 찾으며 손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의 요구를 받아줄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 절충하면서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를 총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게 해야 김 전 위원장은 당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윤 후보도 자기가 어려워하는 정치 영역을 김 전 위원장에 맡기면서 안정감 있게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