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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꿀꺽` 잡아먹자

조선일보 기자I 2006.08.09 12:00:01

“더위 잡는 음식재료 따로 있어요”
요리별 공략방법

▲ 요리연구가 이보은씨는 서리태 콩국수가 더위를 식히고 단백질을 보충해 여름철에 제격이라고 추천한다.

[조선일보 제공] 더워도 너무 덥다. 가뜩이나 더운데 불 앞에서 요리하는 것은 그야말로 고문. 애써 만들어봤자 입맛 잃은 가족들에게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손쉽게 만들 수 있는데다 몸의 열을 내리고 미각까지 돋울 수 있는 메뉴는 없는 걸까?

<국수>성질 찬 메밀이나 검은 콩 좋아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집에 있는 열무 물김치에 국수를 말아 먹는 것이다. 이왕이면 소면보다 메밀국수를 삶아 넣는 것이 더 좋다. 성질이 찬 메밀이 열을 식혀주기 때문. 콩국수 역시 여름 인기 메뉴다. 요리연구가 이보은씨는 검은콩국수를 즐긴다. “서리태를 불려서 삶은 다음 잣, 땅콩 등의 견과류와 함께 갈아 국물을 만들고, 삶은 국수를 말아 소금 간만 하면 돼요. 콩은 껍질을 까지 않고 갈아야 더 영양가 높고, 콩이 푹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10~15분 정도 삶아야 비린 맛이 없어요.”

<비빔밥>무생채·당근·콩나물을 넣어라

여름을 가장 힘들어하는 체질이 바로 소양인. 이유 없이 얼굴이 붉어지고 뒷목이 자주 당기며, 나른하고 가슴이 울렁거리는 증상을 겪는다. “특히 소양인은 여름철에 쌀밥보다 잡곡밥을 먹어야 한다”는 게 휴그린 한의원 윤동호 원장의 조언. 보리, 팥, 옥수수, 녹두 등은 몸 안의 열을 식히고 이뇨 작용을 돕는다.

오랜만에 보리밥에 열무김치와 고추장 한 숟가락, 참기름을 아끼지 말고 넣어 비벼먹어 보자. 양푼에 비비면 더욱 제맛. 보리밥에 열무김치는 다이어트에도 좋다. 냉장고 속 어떤 반찬이든 비빔밥의 좋은 재료가 되는데, 무생채, 콩나물 무침, 당근 볶음 등은 냉성이라 열기를 식히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반면 쌈장에 변화를 주는 방법도 있다. 잘게 썬 차돌박이와 파, 청양고추를 된장에 한데 무친 뒤 쌀뜨물을 붓고, 뚝배기에 끓이다가 마지막에 잘게 썬 두부를 넣어 자작하게 끓일 것. 고추장 대신 넣어 비벼 먹으면 두부의 담백함과 차돌박이의 기름기가 어우러져 맛이 부드럽고 소화도 잘 된다.

<오이>수분·비타민C 풍부‘일당백’ 채소

수분과 비타민C의 보고(寶庫) 오이의 여름철 활약은 대단하다. 아무리 간단히 해먹는 국수라도 오이가 꼭 들어가야 아삭아삭 씹는 맛이 좋다. 오돌오돌 씹히는 노각(늙은 오이) 무침은 여름에 최고다. 또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바로 오이냉국.

결혼 6개월째인 초보 주부 유혜정씨는 마트에서 파는 냉면육수를 이용해 10분 만에 오이냉국을 만든다. “오이는 채썰고, 미역은 물에 불려 꼭 짜고, 꽁꽁 언 냉면육수를 약간 녹여 부숴 넣고 냉수를 조금 섞어 마지막에 깨만 조금 뿌리면 돼요.”

오이는 가슴이 답답하면서 열이 나는 증상을 풀어준다.



<밑반찬>녹두·도라지·멸치·꽈리고추…

50대 관록 있는 주부 오영선씨는 요즘 더욱 밑반찬에 신경 쓴다. 애호박 새우젓 볶음, 늙은 오이 고추장무침, 가지 쇠고기 찜, 호박잎쌈, 꽈리 고추 찜, 녹두전, 도라지무침, 마늘 장조림 등.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쉽게 지쳐 보양식을 찾지만, 이는 매일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제철 재료로 입맛을 돋우고 영양을 보충하자는 전략이다. 거북이한의원 이헌용 원장은 “녹두는 성질이 서늘해서 죽이나 묵, 빈대떡으로 섭취하면 좋고, 도라지는 갑자기 더위를 먹어 가슴이 답답하고 오한을 느낄 때 특히 폐기능이 약한 태음인에게 적합하며, 멸치는 자꾸 잠이 오려는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음료수>인삼·모과차 등 체질따라 마셔라

요리연구가 최현정씨는 “매실차, 오미자차, 수박주스, 인삼차, 미숫가루, 칡차, 콩국 등을 만들어 냉장고에 차갑게 보관한 후 수시로 마셔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수박주스는 열성 체질인 소양인이나 태양인에게 잘 맞는 냉한 식품으로 더위를 먹어 식욕이 없고 가슴이 답답한 것을 풀어 준다. 오미자는 더운 날씨에 산만해진 집중력을 강화시키고, 두통, 불면, 어지럼증을 해소하며 특히 태음인에게 좋다. 소양인은 보리차와 녹차, 태음인은 칡즙이나 율무차, 태양인은 모과차를 끓여 차갑게 마시면 땀 손실을 보충할 뿐만 아니라 기운이 없고 피로할 때 좋다. 소음인에게는 인삼차나 대추차가 좋은데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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