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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STX중공업 대신 HSD엔진을 선택한 이유는

하지나 기자I 2023.02.17 10:35:04

2269억원 투자해 HSD엔진 33% 인수 추진
대우조선해양 고려시 대형선박 엔진 제조업체 HSD엔진 선택
한화임팩트 자회사 PSM, 한화파워시스템과 시너지 효과 기대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한화(000880)그룹이 선박 엔진 전문기업인 HSD엔진(082740) 인수를 추진한다. 당초 STX중공업의 유력 인수자로 거론됐던 한화가 STX중공업 대신 HSD엔진 인수를 결정한 데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임팩트는 전날 2269억원을 투자해 HSD엔진 지분 33%를 인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인화정공이 보유하고 있던 HSD엔진 지분 19%를 매수하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날 HSD엔진은 한화임팩트를 대상으로 1190만주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발행가는 7520원으로 895억원에 이른다.

당초 한화는 STX중공업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에 HD현대의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함께 STX중공업 인수 예비 입찰에 참여해 실사를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돌연 STX중공업 대신 HDS엔진으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STX중공업 보다 HSD엔진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STX중공업 인수금액이 1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HSD엔진은 이보다 2배 비싼 수준이다.

한화 관계자는 “STX중공업은 중소형 선박 엔진을 주로 생산하는 반면, HSD엔진은 대형 선박 엔진 제작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면서 “앞서 인수한 대우조선해양과의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 HSD엔진이 더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STX엔진을 인수할 경우 대형 선박 엔진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를 위한 투자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인수금액이 더 높더라도 HSD엔진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HSD엔진은 선박용 엔진 시장 세계 최대 생산 업체 중 하나로, 저속엔진 분야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세계 최초 선박용 이중연료(DF) 엔진 상용화 및 독자 기술로 친환경 탈질시스템(DelNOx)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SCR(질소산화물 저감장치)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선박엔진 및 SCR 부문 4493억원, 디젤발전 및 부품판매 부문 907억원 등 총 5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임팩트가 대우조선해양의 주요 주주가 될 예정이고, 한화임팩트 산하 가스터빈 개조 회사인 PSM의 기술과 HSD엔진의 엔진 제조 역량을 결합해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 생산에 나설 것”이라면서 “또한 산업용 공기·가스 압축 기술력을 갖고 있는 한화파워시스템과 HSD엔진의 발전기 생산력이 합해지면 발전 설비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는 다음주부터 실사를 시작해 4월경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결합승인 심사를 거쳐 3분기 중으로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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