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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4개월만에 반등 눈앞...DSR완화 관건

노희준 기자I 2022.04.24 15:10:23

5대 시중은행 21일 기준 가계대출 2547억원 증가
부동산시장 꿈틀로 주담대 4000억원 넘게 증가
2Q부터 증가세 커질듯하나 DSR 유지시 제한적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석달째 감소하던 가계대출이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 완화가 기대되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동산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데다 은행권이 금리 인하 등을 통해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24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 21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4484억원으로 3월 말과 비교해 2547억원 늘었다. 4월말까지는 영업일 기준으로 6일이 남아 있어 4월 중에는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1월(-1조3634억원)부터 2월(-1조7522억원)과 3월(-2조7436억원)에 걸쳐 석달 연속 쪼그라들었다.

가계대출 반등은 주택담보대출이 이끌고 있다. 지난 21일 현재 5대 은행 신용대출은 133조2242억원으로 3월말보다 1754억원 줄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반면 주담대는 같은기간 506조7174억원에서 507조1182억원으로 4008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중 전세자금 대출도 2086억원(131조3349억원→131조5435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는 윤석열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는 총 1358건(계약일 기준)으로 지난해 3월(3762건)보다 적지만 2월(810건)보다는 68%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시중은행이 잇달아 대출 문턱 낮추기에 나선 점도 주담대 수요 증가에 한몫 했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은 이달 5일부터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주담대 혼합형(고정금리) 상품 금리를 최대 0.45%포인트 내렸다.

주담대 수요는 2분기 이후부터 더 증가할 것이라는 게 시중은행 전망이다. 정상혁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2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정부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1분기 부진했던 가계대출이 예년처럼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가계대출 성장목표 4.8%, 6조5000억원 수준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7월 말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2년을 맞아 전세대출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재관 KB국민은행 재무최고책임자(CFO)는 KB금융 실적발표 및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가계대출 성장이 회복할 것”이라며 “오는 8월 전세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세대에서 전세 만기가 도래하면 전세보증금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대차법에 따라 임차인은 전세 계약 기간을 2년 연장할 수 있고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도 5% 이내로 묶을 수 있다. 반면 계약갱신청구권은 한 번만 쓸 수 있어 2020년 8월 이후 청구권을 이미 행사한 전세 세입자는 올해 8월부터 다시 계약하려면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올려줘야 할 상황이다.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대출 수요 증가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금리가 급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다 DSR 완화여부는 불투명하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조치를 포함한 공급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은행에서는 2분기 중 가계 대출 수요가 다시 회복될 것을 전망하고 있으나 둔화된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5대 시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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