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전날 향후 5년간 4조7549억원을 투자해 EUV 노광장비를 매입하는 계약을 ASML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취득가액은 4조7549억원이고, 신규 기계 장치 및 설치에 소요되는 총 예상금액이다. 개별 장비의 취득시마다 분할해 비용을 지불할 계획으로 밝혔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는 1월 말 개최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EUV 노광 장비 관련해 수년 전부터 도입을 계획하고 있었으며 개발 양산 계획에 따른 확보에 대해 장비 공급사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언급했다”며 “EUV 노광 장비는 D램 1a 나노미터에 처음 적용될 예정이며 더욱 미세화된 1b 나노미터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다”고 했다.
이어 “ASML Holding 입장에서 한국과 대만은 EUV 매출이 발생하는 주요 지역이다. 중국의 SMIC가 미중 갈등 영향으로 EUV 장비 구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취득 계약 당사자로 나타난 것이 전화위복의 느낌을 준다”며 “ASML Holding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D램 디바이스의 주요 노광 장비는 기존 장비 (EUV가 아닌 DUV)이지만 D램 고객사들이 이제부터 향후 수년간 EUV 노광 장비를 사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시에 따라 SK하이닉스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연구원은 “SK하이닉스 실적의 P, Q, C(Price, Quantity, Cost) 중에 C(Cost, 원가) 측면에서 D램 공정 일부의 패터닝 속도를 앞당기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예산 부담은 크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며 “4조7549억원을 5년간 취득 시마다 분할해 지불하는데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의미하는 EBITDA는 최근 6개월 동안 7조 원을 상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금 흐름이 활용되는 분야는 M&A·설비 투자·배당인데 M&A의 경우 인텔의 NAND 사업부를 인수하며 한 획을 그었고, 설비 투자의 경우 EUV 노광 장비 공급 계약을 통해 방향성이 뚜렷해져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