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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포커스]한은 "아세안 5국 환란 이후 22년만에 첫 마이너스"

김경은 기자I 2020.11.08 12:00:00

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
정부재정 악화…대외채무 증가 우려
"기타 신흥국보다는 양호한 수준"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업의 비중이 높은 아세안 5개국의 성장률이 외환위기 사태가 발생한 1998년(-8.1%)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과거 외환위기와 같은 급격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8일 한국은행 아태경제팀 민은지 과장, 이나윤 조사역은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아세안 5국의 거시불균형 확대 가능성’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분석했다.

국가별로는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는 베트남(+1.6%)을 제외하고 필리핀(-8.3%), 태국(-7.1%), 말레이시아(-6.0%) 및 인도네시아(-1.5%)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아세안 5개국 수출 비중이 14%에 달하는 만큼 이들 국가의 성장률 저하는 수출에 부정적 여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한은의 진단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10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아세안 5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 6월 전망치보다 1.4%포인트 하향 조정한 -3.4%로 발표했다. 반면 중국(4월 1.2% → 10월 1.9%) 및 아시아 선진국(-4.5% → -4.2%)은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하면서 아세안(ASEAN) 5개국(인니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은 지난 3월말부터 강력한 봉쇄조치를 실시했다. 관광업 부진, 해외송금 감소 등으로 경상수지 악화,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규모 유출, 대외채무 증가 등 대외 건전성에도 부정적 여파를 미쳤다.

아세안 5국의 재정수지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지출 증가로 적자폭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초재정수지 전망치는 -4.7%로 작년(-0.7%) 및 직전 3년 평균치(2017~19년중-0.4%) 대비 큰 폭 하락할 것으로 IMF는 추정했다. 이에 따라 아세안 5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 전망치(47.0%)는 전년(38.6%) 및 직전 3년 평균치(38.5%) 대비 급격히 증가했다. 신흥국 전체 GDP대비 재정수지(-8.8%)에 비해서는 양호하지만 상당 기간 적자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민 과장은 “정부부채 급증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 확대와 높은 외화표시부채 비중은 일부 국가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세안 5국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재정 및 대외부문이 이전에 비해 다소 악화되겠지만 여타 신흥국보다 양호한 기초 경제여건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회복국면이 본격화하면 빠르게 이전 수준의 성장 모멘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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