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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힘] 야구에서도 빛난 3색 마인드..소통 배려 효율

박은별 기자I 2015.10.16 16:13:00
사진=NC 다이노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도마뱀인줄 알았더니 공룡이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3년 만에 강팀의 반열에 올랐다. 2015 KBO 리그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144경기, 마지막 게임까지 1위를 확신할 수 없었을 정도로 NC의 선전이 눈부셨던 해였다. 4연속 통합 우승에 빛나는 삼성 라이온즈의 유일한 대항마 역할을 해냈다.

NC의 고공 비행을 예상한 사람은 많았지만 아무도 이렇게 빨리 NC가 성장할 줄은 몰랐다. 2013시즌 신생팀으로 출발해 첫 해 7위라는 성적표로 시작한 NC. 그들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3년 만에 삼성을 위협하는 강자가 됐다.

NC에서 탄생시킨 대기록도 쏟아진 해였다. 5월에는 역대 월간 최다승 타이인 20승을 올리며 선전을 예고했다.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순은 사상 첫 100타점 트리오의 주인공이 됐고, 주전 9명이 모두 규정타석 진입이라는 프로야구 새 역사도 썼다. 테임즈가 작성한 전인미답의 한 시즌 두 차례 사이클링 히트와 40홈런-40도루 대기록은 절정을 찍었다.

투자와 지원이 활발한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 엔씨소프트를 모기업으로 하고 있는 팀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성과는 더 주목받고 있다. 그들이 프로야구에서 승자로 살아남는 법은 무엇이었을까. NC 구단은 무엇이 달랐을까.

△성공 비결 하나. 소통 마인드

구단과 현장 간 효율적인 소통이 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이자 NC만의 장점이다. 의사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순발력있는 구단 운영을 가능하게 한 대목이다.

선수단의 부상 치료와 재활을 위한 의료기 구입을 한 예로 들 수 있다. ‘필승조’ 김진성이 시즌 도중 다리 부상을 겪었다. 어떻게 하면 빨리 치료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도중 일본 전문 병원으로 보내려 했으나 일본이 연휴가 걸리는 바람에 치료가 미뤄질 상황에 놓였다. 구단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바로 고가의 의료기를 구입, 선수의 치료에 매달렸다. 보통이면 복잡한 서류 절차와 결제 절차 때문에 2~3달 걸릴 것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면서 김진성의 조기 복귀를 도왔다.

가장 어렵다는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에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일단 NC에 실패한 용병은 없을 정도로 스카우트의 안목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올시즌 찰리 쉬렉이 부상으로 고전하자 발 빠르게 교체 작업에 착수, 스튜어트를 데려와 전력 누수를 최소화시켰다. 포수 김태군이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을 때 프론트는 용덕한을 트레이드로 데려와 팀 전력에 보태줬다. 외국인 타자 테임즈와는 일찌감치 재계약을 맺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구단과 현장 간 호흡이 맞아야 가능했던 일이었다.

팬들과의 소통도 타팀과 비교해 원활하고 활발히 이뤄지는 편이다. NC가 3년만에 좋은 성과를 낸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마케팅이다. 지난 해 어린이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의 친구 크롱을 데려온 것은 야구 산업과 마케팅에 신선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따로 CS(creative service)팀이 따로 만들어져 있는 덕분이기도 하지만 팬들의 니즈를 잘 파악한 것도 도움이 됐다. 팬들과의 소통이 다이렉트로 진행되고 있는 덕분이라는 것이 구단의 분석이다. 팬들의 니즈를 잘 캐치하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노하우는 온라인에 기반한 NC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기도 했다.

△성공 비결 둘. 배려 마인드

현장과 구단의 원활한 소통은 서로의 배려가 없으면 힘든 일이다. NC 구단이 타구단과 차별화 된 건 감독과 선수, 현장에 대한 존중에서 나온다.

구단은 현장 위에 군림한다는 것이 일부 구단이 갖고 있는 생각이다. 잡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감독과 단장이 언제 뭘 어떻게 했다더라’ 등 흔히 구단에서 나올 수 있는 불화설 등 잡음이 유독 NC에선 없다.

NC는 그런 면에서 조금 다르다. NC의 한 선수는 “NC에 와서 가장 놀란 점은 존중을 해준다”는 것이다고 했다. 아무리 높은 직급의 구단 간부가 와도 선수들에게 말을 쉽게 하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선수단이 연습을 하고 있는데 간부가 야구장에 나와서 가타부타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 구두를 신고 야구장에 오는 직원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 선수들의 이야기다.

선수들은 그 속에서 “구단이 우리를 존중하고, 또 야구를 존중하고 있구나”라는 마음을 느낀다. 게임에 나가기 전, 조금이라도 선수들이 신경쓰지 않도록 구단 전체가 노력하는 것을 선수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작은 배려와 존중의 마음들이 모였다. 구단과 현장의 신뢰가 싹 트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NC 이호준은 많은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해본 고참 중 하나. 그는 “스프링 캠프 때 구단주가 양복이 아닌 배낭을 메고 오시더라. 비서도 없었다. 처음엔 그냥 선수들의 훈련을 구경 온 한인인 줄 알았다. 그만큼 선수들 앞에서 권위를 내세우려는 모습은 없었다. 나도 놀랄 정도인데 젊은 선수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겠나”고 했다.

NC의 선전은 이러한 작은 차이에서부터 시작됐다. 구단과 현장이 소통이 안 돼 삐걱거리면 바로 성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선수단의 응집력에도 차이가 있다. 김경문 감독과 프론트가 서로 월권하지 않는 존중의 마음으로 마찰 없이 원활하게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갔다.

△성공 비결 셋. 효율 마인드

대기업과 비교해 투자는 적은 편이다. 배석현 NC 단장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아니다보니 어떻게 자원을 효율적으로 써야하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고 했다.

팀에 쓸 수 있는 자원은 적지만 NC는 선수단 전체의 복지를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성원 전체가 필요한 분야라면 쓸 때는 쓴다는 전략이다.

NC는 지난해부터 현장의 의견을 받아 원정 숙소는 1인1실을 쓰게 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 상황을 감안해 그들이 눈치 보지 않고 조금 더 편하게 쉴 수 있었으면 하는 팀의 배려였다. 선수단 버스를 3대를 운영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선수 개인에게 자리를 2개씩 배정해 힘든 원정길을 조금이라도 여유있게 이동하도록 했다.

스프링캠프 모습도 달랐다. 1,2군이 미국과 대만, 미국과 한국, 일본과 한국 등 따로 훈련을 하는 것과 달리 NC는 미국 캠프로 일원화시켰다. 김경문 감독이 직접 1,2군 선수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서 2군 선수들에게도 1군 선수들과 같은 훈련 환경을 제공, 기량 향상에 힘을 보탰다. 선수들의 부상 관리를 위한 의료기 구입엔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편이다.

거액의 FA 선수를 잡는 데 큰 돈을 쓰기보다 팀 선수 전체를 생각한 복지 향상이 선수들의 기량 발휘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 많다. NC는 여기에 ‘우승 시 거액의 보너스’를 약속, 선수단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또 격려했다. NC보다 선수 구성도 좋고 FA 영입에 엄청난 돈을 들인 구단에 비해 올해 NC가 더 좋은 성과를 냈다. 돈은 얼마를 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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