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의 IT세상읽기]이익 환원에 앞장서는 IT 젊은 부자들…왜?

김현아 기자I 2021.02.20 18:13:38

①소통 문화가 사회 문제 공감으로
②돌직구 발언으로 이어지는 영혼의 자유로움
③기술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믿음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어록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노력보다 많은 富(부), 덤과 같더라(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에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이다(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의 ‘재산 절반’ 기부 소식이 세상을 훈훈하게 했습니다.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금액이 각각 최소 5조 원, 5500억 원에 달하는 것도 놀랍지만, 한창 일할 40·50대 젊은 기업인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김범수 의장은 1966년생, 김봉진 의장은 1976년생이죠.

두 분뿐 아니라 IT 분야에는 기부에 열성적인 유명 기업인들이 많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정주 넥슨 대표, 이재웅 쏘카 이사회 의장,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이사회 의장 등이시죠.

공동으로 펀드를 만들어 교육혁신사업에 쓰거나, 어린이병원 건립을 돕거나, 문화나 사회공헌재단을 통해 장애인 지원에 나서기도 합니다.



왜 IT 분야에는 유독 기부왕이 많은 걸까요?

IT 기업인들의 뛰어난 소통 자질, 때로는 돌직구 발언으로 이어지는 영혼의 자유로움, 기술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믿음 같은 데 이유가 있지 않나 합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왼쪽)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


①소통 문화가 사회 문제 공감으로


스타트업(초기 벤처)에서 근무하다 토스로 이직한 지인은 입사 이후 가장 놀란 점은 누구라도 회사의 히스토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공개된 정보라고 했습니다. 토스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서 떨어진 2019년 5월 당시 상황에 대한 내용도 클릭 몇 번으로 누구든지 알 수 있어 놀랐다고 하죠. 직원들과 공유하는 정보의 깊이와 넓이가 기존 기업들과 사뭇 다릅니다.

같은 맥락에서 카카오는 직원들을 ‘크루’라고 부르고 계열사들을 ‘카카오 공동체’라고 부릅니다. 존칭 없는 영어 이름을 쓰면 말하기 수월해질 것 같아 김범수 의장은 브라이언,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메이슨과 션으로 불리죠. 금방 입사한 직원들도 “브라이언,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할 수 있죠. 김 의장은 이런 기업 문화를 두고 ‘카카오스러움’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런 사내 소통 문화를 주도하는 사람은 창업가(의장)들인데, 스스로 타인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보니 사회문제에 대한 공감 능력도 다른 분야 기업인들보다 뛰어나지 않나 합니다.

이재웅 쏘카 이사회 의장


②돌직구 발언으로까지 이어지는 영혼의 자유로움


IT분야 샐럽(유명 인사)로 꼽히는 이재웅 쏘카 이사회 의장은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돌직구 발언으로 유명한 분입니다.

‘타다금지법’ 논란의 한 가운데서 ‘할 말을 한 기업인’으로 기억되죠.

그는 2020년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코로나 경제위기에 재난국민소득 50만 원을 만들자”고 주장했고, “타다가 잘 성장해 제가 이익을 얻게 된다면 그 이익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여러 참여자들을 연결해 생태계를 만드는 플랫폼 사업을 키운 대가는 기업가나 주주뿐 아니라 참여자, 그리고 우리 사회가 나누는 것이 맞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다”며 “혁신을 이룬 다음 결실을 사회와 나눌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며칠 뒤 ‘타다’가 금지되는 법이 통과되는 건 아닌지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었죠.

이 의장의 타다 수익 환원은 좌절됐지만 그는 김범수, 김택진, 이해진, 김정주 씨 등과 함께 2014년부터 ‘C프로그램’이라는 기부 펀드를 조성해 매년 10억원 씩 교육혁신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해진 네이버 GIO


③기술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믿음


IT 젊은 부자들의 기부 행렬은 권위적이지 않은 소통 의식, 자유로운 영혼 같은 이유이지만, 무엇보다 기술의 진보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좋은 기술은 사람의 행동 양식을 바꾸고 나아가 사고의 방식까지 바꾼다는 것이죠.

평소 언론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그가 2016년 4월 장기 방향성으로 언급한 ‘프로젝트 꽃’은 기술과 인간에 대한 무한한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산길에 홀로 피어나는 꽃들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지만, 재능과 희망을 실현해보려는 청년들의 작은 프로젝트들을 찾아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키워주자는 취지였죠.

꽃의 정신은 현재 △41만 개 SME(중소상공인)와 함께하는 스마트스토어 △금융 이력이 없는 씬파일러 신청자 중 52%가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 승인 같은 결과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IT 젊은 부자 중에서는 서울대나 카이스트 같은 명문대학을 나온 개발자 출신도 있지만, 예술대학이나 고등학교만 졸업한 분들도 있습니다. 남들보다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무엇보다 이용자 편에 서서 세상의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실용적인 가치를 실천한 분들이 많죠.

그래서일까요? 정보기술(IT)이 세상을 선하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으로 뭉친 그들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데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물론 자발적으로 이뤄질 때 말이죠. 여당 일각이 주장하는 ‘이익공유제’ 법제화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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