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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운명의 한 주…구현모 대표 연임여부, 8일 이사회서 결론날까

김현아 기자I 2022.12.04 15:53:56

주식 시장과 통신 업계는 연임에 긍정적
취임 전 2만원 안되던 주가, 현재 3만7천원 이상..실적 고성장
KT 대표 노조는 외부 개입 반대
일부 사외이사 차기 리더십 선출에 불참 가능성
정치권 개입 가능성은 여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의 차기 대표이사(CEO)가 이르면 8일 이사회에서 결론날 전망이다. 지난달 8일 구현모 현 CEO가 이사회에 연임 의사를 밝힌 뒤 한 달만이다. 2011년 이석채 회장 당시 만들어진 KT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제7조)에 따르면 현 CEO가 연임의사를 밝히면 이사회는 외부 공모 없이 그에 대한 적격 여부부터 판단한다.

4일 KT 안팎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지난달 9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위원장 강충구 이사회 의장·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를 구성한 뒤, 투자자와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그리고 오는 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구현모 대표의 연임 여부에 대해 결론내는 걸 시도한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의 적격 여부 판단 이후 이사회 의결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일부 사외이사들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KT 차기 리더십이 이날 이사회에서 결론 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식 시장과 통신 업계는 연임에 긍정적…대표 노조는 외부 개입 반대

대표이사후보심사위는 지난달 9일 구성 이후 투자자와 KT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의견을 들어왔다. 시장과 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선 구 대표의 연임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구 대표 취임 이후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고객 삶의 변화와 다른 산업 혁신을 리딩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해 취임 당시 주당 2만 원에 못 미치던 주가가 3만 7000원 이상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도 취임 첫해인 2020년, 매출 23조 9167억원, 영업이익 1조 1841억원이던 것이 2022년 3분기 합산으로 매출 19조 671억원, 영업이익 1조 5387억원을 올리는 등 성장세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지난해에 이어 KT를 통신서비스 업종 Top-pick으로 제시한다”며 “실적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반면, 밸류에이션은 가장 낮으며 비통신 자회사들의 성장으로 통신·비통신 산업의 적절한 조화가 나타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적었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구현모 대표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급변하는 ICT 생태계에서 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선 CEO 임기 3년은 일하는데 부족하다”면서 “KT 지배구조가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예측가능해진다는 측면도 산업 전체의 발전에 필요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와 40여 분간 인터뷰를 진행한 KT노동조합은 외부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 KT노조는 조합원 1만 5000명 이상이 있는 KT 대표노조(제1노조)다. 반면, KT새노조(제2노조)는 KT 이사회 전원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이사회가 불법 경영에 대한 피해를 환수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구 대표 연임을 심사하는 건 문제라는 얘기다. 그러나 KT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재의 KT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시각하에 정상화를 운운하는 제2노조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KT의 대표이사 선임은 회사 정관에 따라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기구에서 합당한 절차에 따라 선임돼야 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정부나 외부세력 등의 개입은 부당하다”고 힘줘 말했다.

일부 사외이사 불참가능성…정치권 개입 가능성은 여전

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으나 KT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진보정부든, 보수정부든 개입을 시도해 왔다. 같은 이유로 KT 사외이사 중 한, 두 명은 이번 차기 리더십 선출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에선 이 같은 논의가 일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기독교계 원로 김장환 목사의 조카인 김기열 전 KTF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이 열심히 뛴다는 얘기가 들린다”라고 했고, KT 한 임원은 “‘56년생인 김기열 부사장은 디지털 혁신을 이끄는데 올드하지 않나?”라고 평했다.

황창규 회장 당시 발생한 정치자금법 위반 등 과거 KT 불법행위의 재발방지 대책을 만드는 일도 재차 강조되고 있다. KT노조 관계자는 “KT 이사회와 구성원들이 현 CEO의 연임 여부에 대해 그동안의 경영성과와 회사의 향후 비전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심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통한 준법경영이 필요하다. KT노조도 회사의 컴플라이언스 강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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