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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대화' 텔레그램 이용자 9억명 돌파…IPO 고려

이소현 기자I 2024.03.12 09:29:31

광고·프리미엄 '수억달러' 매출 기록 중
FT "미국 상장 목표로 기업공개 추진할 듯"
내년 흑자전환…"수익창출해 독립성 유지"
전 세계 선거철 맞아 AI챗봇 등 도입 검토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비밀 대화’가 가능한 메신저앱 텔레그램의 이용자 수가 9억명을 돌파했으며, 조만간 흑자 전환이 가능해 기업공개(IPO)도 검토할 계획이다.

텔레그램의 로고(사진=AFP)
파벨 두로프(39) 텔레그램의 개발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2년 전 광고와 유로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후 ‘수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앱 중 하나로 성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두로프 CEO는 “2021년 초 5억명이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9억명으로 늘었다”면서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에는 이익을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흑자전환을 기대했다.

그는 “글로벌 펀드 등 잠재적 투자자들로부터 300억 달러(약 39조원) 이상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지만, 향후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으며 매각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수익 창출을 시작한 주된 이유는 독립성을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기업공개를 텔레그램의 가치에 대한 접근성을 민주화하려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텔레그램이 이익을 내기 시작하고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면 미국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추진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두로프 CEO는 상장 일정이나 장소 등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지만, “몇 가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로프 CEO는 소규모 자본 조달에 대해 관심을 받고 있다며, 텔레그램에 인공지능(AI) 챗봇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전 세계에서 선거가 진행됨에 따라 소셜미디어의 악영향이 우려되는 데 대해서는 “잠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관련 메커니즘을 배치할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도 텔레그램의 핵심인 비밀대화 기능 등 익명성 보장을 유지할 방침을 재확인했다. 두로프 CEO는 “선을 넘지 않는 한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단속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생각이든 도전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권위주의로 빠르게 타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출신인 두로프는 2013년 형 니콜라이와 함께 텔레그램을 개발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텔레그램은 비밀대화 기능이 핵심이다. 대화방 캡처가 아예 차단되거나 상대방 스마트폰에서 대화 내용을 마음대로 지울 수 있는 등 이러한 비밀스러움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텔레그램은 최근 몇년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 정부와 공무원들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자 분쟁지역 시민들에겐 생명줄과 같은 존재로 자리 잡았다.

일각에선 극단주의자 콘텐츠나 가짜뉴스 확산 등으로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국내에선 텔레그램 ‘N번방사건’으로 사이버 범죄의 장으로서 대중들의 뇌리에 박혔으며, 음란물 공유나 마약 밀거래 등에 자주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배후에 러시아 크렘린궁이 있다는 의혹에 두로프 CEO는 “부정확한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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