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수주 목표 초과 달성’…수익성 개선 본격화하나

박민 기자I 2022.11.27 16:50:03

조선사, 2년 연속 수주 목표 초과 달성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수주 훈풍
연간 수주 목표 대비 현대중공업 127.8%
대우조선 117, 삼성중공업 105% 기록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로 내실 다질 것”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삼성중공업(010140))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수주 목표를 일제히 초과 달성했다. 연이은 수주 훈풍에 힘입어 조선사들의 도크(선박 건조 공간)는 2026년 인도 물량까지 꽉 찰 정도여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나서는 분위기다. 조선사 한 관계자는 “여러 선박 중에서도 수익성이 훨씬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면서 실적 개선을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이중연료추진 LNG운반선.(사진=대우조선해양)
조선3사 일제히 연간 수주 목표 초과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를 한 달가량 남겨 놓은 상황에서 이달 말 삼성중공업을 끝으로 조선 3사가 모두 올해 수주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장기불황을 8년 만에 벗어나 연간 수주 목표를 넘긴 데 이어 2년 연속 초과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막판 뒷심을 발휘한 삼성중공업은 이달에만 셔틀탱커(해상에서 생산된 원유를 육상으로 운반하는 특수 유조선) 2척과 LNG 운반선 7척을 수주하면서 누계 기준 92억 달러의 수주고를 기록, 연간 수주 목표액(88억 달러)을 넘겼다. 지난 한해에도 122억 달러어치의 일감을 확보하면서 연간 목표(91억 달러)의 134%를 초과 달성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초 LNG운반선 6척을 한꺼번에 수주하면서 연간 수주 목표액(89억)을 넘긴 9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추가 수주를 통해 이날 기준 104억 달러 규모의 수주 곳간을 채우면서 연간 목표의 117%를 달성한 상태다. 지난해에도 연간 목표 수주액(77억 달러) 대비 40%를 초과한 108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린 바 있다.

올해 7월 일찌감치 수주 목표를 채운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합산)도 순항 중이다. 지난해 목표수주액(149억 달러) 대비 53%를 초과한 228억 달러의 수조고를 달성한 데 이어 올 들어 지금껏 222억9000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했다. 이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174억4000만 달러)의 127.8%에 해당한다.

빅3 조선사의 2년 연속 눈부신 수주 랠리 달성은 단연 고부가·친환경 선박인 ‘LNG 운반선’이 주효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 물량을 대부분 싹쓸이하면서 수주 곳간을 채운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에만 42척을 수주했고 이어 대우조선해양 38척, 삼성중공업 35척 순으로 뒤를 이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박은 3년치 일감을 확보해서 2026년 인도 물량까지 도크도 꽉 찬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LNG선박 수요는 계속 늘고 있어 수익 중심의 안정적인 수주를 이어나가면서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발주되는 LNG운반선 선가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척당 2억5000만 달러 수준까지 오르면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더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업계 1위인 한국조선해양은 그간 확보한 일감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888억원으로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1670억원대, 627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아직 적자상태를 면치 못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연말부터 고선가에 수주한 LNG운반선의 건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NG운반선 수요 당분간 지속

내년에도 LNG 물동량 증가에 따른 수주 호황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국내 조선사들의 고른 수익성 유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조선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는 2030년 LNG물동량을 당초 5억8000만톤(t) 수준에서 6억3000만t으로 상향 전망했다. 에너지기업 쉘도 2040년 LNG 물동량을 7억t 수준으로 내다보면서 수주 전망이 밝은 상황이다.

특히 올해 조선업계의 ‘최대 먹거리’였던 카타르발(發) 수주 훈풍 역시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최대 LNG생산국인 카타르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LNG 수요에 맞춰 LNG 운반선 발주에 나선 상태다. 국내 조선사에 총 100척 물량 발주를 예정했고, 이중 올해 1차로 54척(대우조선해양 19척·삼성중공업 18척·한국조선해양 17척)이 발주됐다. 내년에도 나머지 물량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연이은 대규모 수주는 내년부터 매출액 증가로 이어져 고정비 감소 효과로 나타나고, 선가 인상 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더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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