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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포커스]"美셰일업체 파산 확대시 금융기관까지 부도 위험"

김혜미 기자I 2020.05.10 12:00:00

한은 "저유가 장기화시 내년부터 셰일기업 파산 증폭"셰일업계 부실, 미국 중형은행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사상 최저 수준의 저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미 셰일업체들의 파산이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대규모 부채 상환이 도래하면서 파산기업 수가 전례없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해외경제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셰일업체들의 손익분기 수준인 배럴당 50달러를 큰 폭 밑돌면서 셰일업체들의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산업 전반의 신용위험이 크게 상승했다.

지난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24.74달러에 장을 마쳤다. 원유 정보업체 베이커휴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활동시추기수는 전주보다 33기 줄어든 292기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수의 셰일 탐사 및 생산사들은 올해 자본지출을 20~50% 삭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향후 삭감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저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재고 축적에 따른 저장능력 부족 등으로 생산중단 기업이 확대되고,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파산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댈러스 연은 조사에서는 에너지기업 가운데 40% 가량이 WTI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지속되면 향후 2년 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것으로 응답한 바 있다.

셰일업계 부실은 미국 금융기관들로 확산될 수 있다. 미국 대형은행의 에너지부문 대출 비중은 그리 높지 않지만, 일부 중형은행의 경우 대출비중이 20%에 근접하는 등 신용리스크에 크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올해 미 에너지부문 21개 기업이 투자적격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강등됐으며, 지난 3월부터 미 에너지부문 투기등급 회사채 발행실적은 전무하다”며 “현금확보 및 차환 등을 위한 셰일기업들의 자금수요에도 불구, 부실 우려 등으로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주식과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 셰일업체 부실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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