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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협업' 가능성에 오른 현대차…"구체성 없어 주의해야"

이슬기 기자I 2020.08.11 08:45:51

KB證 "니콜라 발언 구체성 결여…친환경차 시장서 현대차 경쟁 우위도 단언 못해"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최근 현대차(005380)를 중심으로 자동차 업종의 주가가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미국 전기차업체 니콜라가 현대차에 손을 내밀었다는 보도 내용때문인데, 아직 구체성이 없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지난 10일 국내 자동차 업종 전반의 주가가 크게 상승한 건 니콜라 발 뉴스때문이었다”며 “다만 니콜라 측의 발언은 구체성과 개연성이 결여돼 있고, 아직 친환경차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의 경쟁 우위를 단언할 수 없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0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이 현대차와 협력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최고 품질의 수소 연료전지를 가지고 있고 차를 만드는데도 탁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현대차와 함께한다면 1000억 달러 이상 가치를 가진 기업을 세우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선두에 있는 건 명확하다는 게 강 연구원의 판단이다. 2020년 상반기 기준 현대 Nexo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소차 (2879대)이며, 현대차의 글로벌 수소차 시장 점유율은 83.4%에 달한다. 2020년 하반기부터 2025년까지 스위스에 1600대의 수소트럭을 수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전기차 시장에서도 선두권에 있다. 2021년 E-GMP (전기차 전용 플랫폼)를 기반으로 한 첫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며, 현대차의 경우 IONIQ을 전기차 전용브랜드로 추진하는 방안도 발표됐다. 2020년 상반기 기준 현대차그룹 기준 순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6.8%로 전년동기대비 1.7%포인트 상승했으며 글로벌 랭킹 3위에 해당한다 (Marklines 기준).

다만 문제는 2020년 상반기 전세계 수소차 시장의 규모가 3452대에 불과하다(Marklines 기준)는 점이다. 배터리 전기차 시장의 점유율 상승 역시 중국 전기차 시장 위축에 따른 중국업체의 점유율 하락 효과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단기 주가 급등에 대한 경계감이 필요하다고 강 연구원은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내수시장에서 코로나19의 피해가 최소한으로 억제됨에 따라 이익 감소도 예상보다 작았던 점, Genesis 신차들이 호평을 받으면서 믹스 개선을 이끌었던 점, 6월 이후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가 예상보다 양호했던 점 등으로 인해 현대차 주가가 상승할 요인은 충분했고, 이번 주가 상승이 이를 한 번에 반영한 면도 있다”면서도 “니콜라 측의 발언은 구체성과 개연성이 결여돼있고 아직 친환경차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의 경쟁 우위를 단언할 수 없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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