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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체 '다나스'는 소멸했지만…올 여름 태풍 2개 더 올수도

이지현 기자I 2019.07.21 16:30:00

다나스 열대저기압 약화 21일 독도로 빠져나가
태풍 지나간 자리 폭염 찾아와 열대야 현상도
기상청 8~9월 추가 태풍 전망 내놔…강도↑

20일 낮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바다에 제5호 태풍 ‘다나스’ 영향으로 거대한 파도가 해변을 덮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올 여름 한반도에 처음 상륙한 태풍 ‘다나스(DANAS)’가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해진 뒤 21일 오전 동해로 빠져나갔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다나스’는 전날 정오 무렵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태풍으로서의 일생을 마치고 열대저압부(Tropical Depression·TD)로 약화했다. 열대저압부는 중심 최대풍속이 초당 17m 미만인 ‘꼬마 태풍’이다. 부상자 1명과 이재민 9명이 발생하고 전국 곳곳에서 주택과 농경지 침수 피해가 생기는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앞으로 1~2개의 태풍이 더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태풍 대비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열대저압부 약화…주택·농경지 침수 피해 잇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다나스의 영향으로 1명이 다치고 주택 30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제주 1520헥타아르(㏊)·전남 928㏊·경남 6㏊ 등 총 2454㏊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남부 지역 일부 도로는 여전히 통제되고 있고 11개 국립공원 탐방로도 출입이 금지됐다. 도로 경사면 토사가 유출된 전남 여수 국도 77호와 경남 거제 국지도 58호, 경남 김해 고속도로 등 일대는 응급복구가 완료됐다.

부산 용호동과 전남 신안 가거도항 해안 일부는 파손되거나 방파제 사석 유실 피해를 입었다. 당초 예상보다 피해가 크진 않았지만, 열대저압부로 뒤에도 많은 비를 뿌렸기 때문이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23일까지 동해안과 내륙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이상까지 오를 전망이다. 특히 22일과 23일 경상 내륙과 일부 동해안은 기온이 33도 이상 올라 매우 더울 것으로 보인다. 낮 동안 더운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머물면서 열대야 현상이 찾아올 전망이다.

◇美·日 기상청 예측 빗나가

이번 태풍의 진로는 변화 무쌍했다. 당초 서해를 타고 올라오며 서울·경기 등 중부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여수에서 포항 쪽으로 경로가 바뀌었고, 이후 진도에서 목포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동경로가 수시로 변했던 것은 태풍의 세력이 약해서였다. 지난 16일 필리핀 부근에서 발생한 다나스는 태풍의 눈조차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채 북상하다보니 주변 기류의 흐름이나 해수면 온도 등에 이리저리 휘둘렸다.

한미일의 전망이 서로 달랐는데,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기상청의 예측이 적중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위성, 레이더, 태풍, 예보분석, 수치예보 등 5~6개 파트별 태풍 대응반을 구성해 분석 전문성 높였다”며 “실시간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오차를 지속적으로 보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발생 태풍 현황(다나스 제외, 이미지=기상청 제공)


◇8~9월 태풍 2개 더

올 여름 한반도에는 1~2개 태풍이 더 찾아올 전망이다. 1981~2010년까지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가운데 평균 3.1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고, 2001~2010년까지는 2.5개가 한반도를 덮쳤다.

지난해에도 8월에만 9개의 태풍이 발생해 2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9월에는 태풍 4개 중 2개가 한반도를 향했다. 그만큼 올해도 8~9월에 태풍이 집중될 수 있다.

태풍이 8~9월에 한반도를 지나는 이유는 해수면 온도 때문이다.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으면서 생성되는 태풍은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뜨거운 바다로부터 잠열과 수증기를 공급받으며 세력을 키우는 것이 특징이다.

다나스의 경우 우리나라에 도착할 때 이미 지나온 지역의 해수 온도가 낮아 힘을 잃었다. 하지만 8~9월 지구온난화로 남해안의 해수면 온도가 28~30도까지 상승, 26도 이상의 고온의 바다가 유지되면 태풍이 힘을 잃지 않고 중대형급으로 북상해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통계적으로 2개의 태풍이 더 올 것으로 보인다”며 “먼 북태평양에서 발생해 긴 시간을 거쳐 북상하다 보니 태풍의 강도가 더 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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