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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불안감 커지는데...수명 끝난 월성 1호기 운명 '안갯 속'

이승현 기자I 2014.03.02 15:42:15

한수원, 계속운전 위한 안전설비 설치·검증절차 모두 밟아
환경단체 반대·지역주민 '부정적'...원안위 6~7월 결론 때까지 힘겨루기 가열 전망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난 달 28일 한빛 원자력발전소 2호기가 재가동 101일 만에 다시 멈춰서면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2012년 30년의 설계수명을 다한 월성 1호기의 10년 추가운전을 강력 추진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등은 이에 대해 노후원전의 안전성 위험이 크다며 폐로(가동중단)을 촉구하고 원전 인근 주민들도 수명연장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다. 원전 규제당국이 월성 1호기 운명에 어떤 결론을 내릴 지 주목된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의 핵심부품인 압력관을 신품으로 교체하고 삼중수소제어설비와 지진자동정지설비, 격납건물여과배기계통 등의 각종 안전장치를 새로 설치했다고 2일 밝혔다.

한수원은 또 인근 3개 읍면 주민들과 원전 계속운전에 따른 지역발전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에 따라 지진과 해일 등 자연재해에 대한 원전의 대응능력을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민간 환경감시 점검단이 각각 실시하고 있다. 조왕기 월성 1호기 소장은 “(계속운전을 위해) 우리가 해야할 것은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는 경제성을 감안하면 월성 1호기 계속가동 외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100만KWh급 원전 1기를 건설하려면 2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과 10년의 건설기간이 걸리지만 기존 원전을 계속운전하면 추가건설 없이 5분의 1 비용만 든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이에 대해 안전성 위험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설계수명이 끝난 원전은 과감히 폐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월성 원자력본부 인근에는 활성단층이 있어 지진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현행 내진설계 수준으로는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월성 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 민간 점검단에 참여하는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오는 14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중간 보고서에는 (계속운전에) 부정적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월성 1호기 지역 주민들도 계속운전에 대해 부정적인 편이다.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변지역 주민의 80.4%는 ‘노후원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계속운전에 반대입장을 표시했다.

원안위는 오는 6~7월쯤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까지 계속운전 여부를 둘러싼 두 진영간 힘겨루기는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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