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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유천리 요지 6구역에 대한 체계적인 보호와 보존대책 수립이 목적이다. 2018년 있었던 시굴조사에서 그 존재가 확인됐던 가마와 유물퇴적구의 축조방법과 운영시기, 성격 등을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월부터 시작해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부안 유천리 요지는 고려 시대 최고급 상감청자 등 다양한 자기가 제작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조사된 유천리 6구역은 망여봉에서 뻗어내린 나지막한 구릉지대이며,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2기의 가마는 구릉의 서쪽 경사면에 등고선과 직교한 방향에 약 5m 간격으로 비교적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가마는 진흙과 석재를 이용해 만든 토축요(진흙가마)다. 가마 바닥면에는 원통형 갑발과 도지미가 불규칙하게 놓여 있다. 가마 2기 중 1호는 전체적인 구조가 양호한 상태로, 전체 길이 25m, 연소실(불을 때는 곳) 길이 1.6m, 소성실(토기를 굽는 곳) 길이 19m다.
가마 맨 끝부분에서는 석재로 만든 배연시설이 확인됐다. 배연시설과 맞닿아 있는 소성실 끝 칸의 마지막 바닥 면에는 폐기장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유물 퇴적구가 확인됐다. 이곳에는 여러 점의 초벌 청자 조각들이 집중적으로 쌓여 있었는데, 이를 통해 가마온도가 가장 낮은 이곳을 초벌 전용칸으로 활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조사된 고려 시대 청자가마에서 초벌 칸을 운용하던 사례는 강진 사당리 43호가 있으나, 초벌 칸과 연결된 유물퇴적구에서 초벌 청자가 다량으로 조사된 점은 가마구조의 발전단계를 확인할 수 있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이러한 구조와 비교할 수 있는 예로는 조선 시대 15세기 경 분청사기 가마 구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