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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혁 후보 장남 특혜채용 의혹…“대학동기가 면접관” Vs “블라인드 면접”

최훈길 기자I 2019.03.16 12:04:16

野 이양수 “면접관, 해수부 장관 후보와 같은 학과”
“후보 장남, 유효기간 지난 토익 제출했는데 합격”
한국선급 “면접관이 장남 몰라, 면접 점수 낮게 줘”
“장남이 영어 면접 1등, 성적표보단 실제 실력 봐”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대하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했다.[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문성혁(사진·62)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장남이 한국선급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장남을 면접했던 면접관이 문 후보자의 대학 동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효기간이 지난 토익 성적표를 제출했는데도 합격했다. 그러나 한국선급은 블라인드 면접으로 공정하게 진행했고 성적표보단 실제 영어회화 실력을 평가했다고 반박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문 후보자 장남의 임원 면접에서 면접위원 3명 중 1명인 이모본부장이 문 후보자와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77학번 동기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장남이 당시 제출한 영어성적표는 유효기간이 2년이 지난 성적표였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 장남 문모(32) 씨는 A해운에서 3년3개월간 2등항해사로 근무하다가 2015년에 한국선급 경력직 공채에 응시했다. 당시 검사기술직(선체) 직무에 합격해 현재 한국선급에 재직 중이다. 한국선급은 선박 검사를 하는 해수부 유관기관이다.

특히 이 의원은 “한국선급은 당시 채용공고에서 공인어학성적표 요건에 ‘지원서 작성일 기준 최근 2년 내 성적’이라고 명시했다”며 “(그럼에도) 유효기간이 지난 토익성적표가 제출된 것으로 인정됐고 점수 또한 1점이 배점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당시 경력직 지원자들 중 1점 차이로 떨어진 지원자는 5명이다. 이들 모두는 문 후보자의 장남보다 경력점수는 높거나 같았으며 학점 점수도 모두 높았다”며 “결국 자기소개서에서 문 후보자의 장남과는 다르게 만점을 받지 못해 1점 차이로 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선급은 이 의원이 제기한 특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국선급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시 블라인드 면접이어서 대학 동기인 이모 면접위원이 문 후보자 장남을 몰랐다”며 “5명을 뽑는 시험이었는데 이모 본부장은 문 후보자 장남에게 6등 순위의 면접 점수를 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3명 면접위원이 문 후보 장남에게 준 평균 면접점수로 보면 문 후보자 장남이 면접에서 7등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선급의 보직자 40%가 한국해양대 출신”이라며 “면접관과 응시생 학교가 겹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영어성적표 요건을 맞추지 못하는 경력직이 많이 있었다”며 “내부 논의 결과 공인어학성적표를 제출하지 못했거나 성적표 유효기간이 지난 응시생들에게 기본점수(1점)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자 장남처럼 유효기간이 지난 성적표를 제출했는데 합격한 응시생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깊이 못 봤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문 후보자 장남이 합격한 이유는 영어를 기가 막히게 잘했기 때문”이라며 “영어면접에서 응시생 13명 중 1등을 했다. 입사 후 제출한 토익 점수는 990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문 후보자 장남이 자소서 만점을 받은 이유에 대해선 “문 후보자 장남이 어학에서 강점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며 “정성적 평가로 만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선급은 “경력직 응시자의 자소서 평가는 본인의 경력 사항이 얼마나 당사에 적합한지 정도와 현업에 바로 투입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자소서 내용의 진실성을 중심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양수 의원은 지난 15일 “문 후보자 장남의 학점은 3.08점으로 지원자 146명 중 139등의 학점이었다”며 특혜채용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이에 한국선급은 “학점 배점은 5점밖에 되지 않아 당락을 크게 좌우하는 항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문성혁 세계해사대학 교수를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부산 출신인 문 후보자는 1981년에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상선 1등항해사로 근무했다. 병역은 해군 소위로 만기제대했다.

문 후보자는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참여정부와 인연을 맺었다.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해운정책에 대해 조언했다. 이어 2008년에 한국인 최초로 스웨덴의 세계해사대학교 교수로 임용돼 최근까지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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