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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학 폴 새뮤얼슨의 경고.."경제전망 멀리까지 봐야"

김윤경 기자I 2009.06.17 10:39:20

버냉키 연준의장의 낙관론 경계
中 등 미 국채 보유 줄일수도
달러 매도는 美 경제에 독..미래 준비해야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벤 S.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지난 3월 그린 슈트(Green shoots; 경기 회복 조짐)를 언급했다. 연말께는 경기 회복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불지펴졌고, 금융 시장은 크게 올랐다.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도 상승했다.

▲ 폴 A. 새뮤얼슨 MIT 석좌교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현재 MIT대 석좌교수인 폴 A. 새뮤얼슨은 16일(현지시간) 그러나 이런 낙관론에 대한 경계를 피력했다.

새뮤얼슨 교수는 버냉키 연준 의장이란 준(準) 낙관론자의 전망에 반기를 든다면서, 좀 더 멀리를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대공황 시절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셉 케네디 경과 어빙 피셔 예일대 교수의 예를 들어 전망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강조했다. 둘의 상반된 전망은 경제는 결코 정확한 과학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케네디 경은 주가가 떨어질 것과 실업률이 상승할 것에 베팅했다. 뉴딜 정책 초기 회복에 대한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1929년과 1931년 혹은 1932년 주식을 팔았다.

반면 피셔 교수는 무한한 낙관론을 펼쳤다. 주가가 급락해 크게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낙관론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그의 전망에 기대 상속 자산을 베팅했던 부인도 큰 손실을 봐야 했다.

그러나 뉴딜 정책이 끝내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케네디 경은 주식 시장을 떠났다. 그리고 시카고 머천다이즈 마트 빌딩을 매입했다.

새뮤얼슨 교수는 둘 중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해 어떤 사람도 진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버냉키 의장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경제를 진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9~2010년 회복에 대한 단기적인 전망이 만족스럽다고 할 지라도 미국 달러화가 위험해질 것이란 장기적인 전망에 대한 경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을 중요한 변수로 봤다.

지금까지 중국은 수익률은 낮지만 안전한 미 국채를 보유하고자 한다. 그러나 계속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새뮤얼슨 교수는 전망했다.

그는 언젠가, 어쩌면 빠른 시일내에 중국이 미 달러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봤으며, 이는 미국 경제에 치명적인 어려움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등이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안전해서가 아니라 수출 주도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일 뿐이라면서, 향후 국제수지와 관련한 공포(달러 매도에서 비롯되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새로운 고질적인 압력을 받게 될 것이며, 정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에 의해 영향받게되는 상황을 가정한 계획을 세워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 2050년까지 지정학적 체스 게임 속에선 수 많은 폭풍우가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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