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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베이조스만 내도 절반 충당”…민주당도 ‘억만장자세’ 찬성

김무연 기자I 2021.10.27 09:31:13

연수익 500만달러 이상에 3% 수준의 추가 세금 부과
머스크 등 상위 10명에게만 목표 세금 절반 거둘 것
버핏 5년간 세금 277억 내…주가 상승분에도 과세 검토
머스크 “우리 다음은 당신들이 과세 대상” 반발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장한 이른 바 ‘억만장자세’에 여당인 민주당이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세계 최고 갑부에 오른 일론 머스크 등 과세 대상으로 지목된 사람은 “우리 다음 타깃은 서민인 당신들”이라면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AFP)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부호를 대상으로 세금을 물리는 ‘억만장자세’를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세금은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사업인 3조5000억달러(약 4086조원)에 달하는 사회보장 인프라 사업에 사용될 전망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조달러가 넘는 사회보장 인프라 사업 예산안 재원을 위해 법인세 인상을 고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35%에서 21%로 내렸던 법인세율을 다시 28%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었다. 다만, 야당인 공화당뿐 아니라 친정인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반대 여론이 일자 방향을 틀었다.

이번 법안 협상에 정통한 민주당 관계자는 WP에 “민주당은 연간 500만달러(약 58억원) 이상을 버는 부자에게 추가로 3%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면서 “법안의 세부적인 사항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억만장자세 법안을 추진 중인 론 와이든 상원 재무위원장은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이조스 등 상위 10명의 부호에게 과세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세금 충당량의 절반 이상을 거둘 수 있다”라면서, 억만장자세의 필요성과 효과를 역설했다.

이번 법안이 통과할 경우 과세 대상은 미국 내에서만 700여명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거둬들일 세입만 2500억~5000억달러에 달한다. WP는 억만장자세가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적 노림수라고 봤다. 막대한 재원을 일반 서민의 반발 없이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명분도 있기 때문이다.

대릭 해밀턴 뉴스쿨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백만장자들이 취미와 재미를 위해 우주여행을 가지만, 누군가는 주기적으로 홍수를 걱정하는 사회는 문제가 있다”라면서 “부유한 계급을 목표로 삼기 위한 정치적 결속력은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보유 주식을 팔아 생기는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른 주가에 세금을 물리는 법안도 검토 중이라고 WP는 전했다. 비영리 탐사조직 프로퍼블리카는 지난 6월 워렌 버핏은 막대한 주식 수익을 거뒀음에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2370만달러(약 277억원)의 세금을 납부하는 데 그쳤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민주당의 ‘억만장자세’ 도입에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날 선 비판을 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민주당이 훨씬 더 공격적인 조세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면서 “결국 민주당은 다른 사람들(부자들)의 돈을 다 써버리고 당신(서민)을 찾으러 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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