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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여왕, 스코틀랜드 독립 반대‥"신중히 생각해달라"

장순원 기자I 2014.09.15 09:19:48

일요일 교회 봉사 후 이례적 메시지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에 대해 “미래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여왕이 스코틀랜드 선거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4일(현지 시간) 스코틀랜드에 있는 영국 왕실의 별궁 밸모럴성 근처 교회에서 한 연설을 통해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를 포함한 영국 언론이 전했다.

통상 여왕이 일요일 교회봉사를 할 때 모인 청중에게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는 게 관례다. 이례적으로 독립투표에 관해 메시지를 던진 것.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큰 영국 여왕이 구체적으로 방향을 제시하지 않아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헌법을 지키면서도, 이례적으로 독립투표에 관해 메시지를 던져 300년 이상 유지된 영국연방에서 분리하려는 스코틀랜드 움직임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왕은 최근까지 오는 18일 예정된 분리독립 투표에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여왕은 스코틀랜드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고 밸모럴성은 여왕이 매년 여름휴가를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스코틀랜드가 영국 연방에 남아 있어 달라는 정서적인 호소로도 풀이된다. 실제 이런 영국여왕 발언이 전해지면서 분리독립 반대 측은 즉각 환영했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현지 시간 18일)를 앞두고 여론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투표결과가 더욱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있다.

영국의 유력한 여론조사 기관 ICM 조사에서 독립 찬성이 54%로 반대(46%)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독립 반대 진영 베터 투게더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서도 독립 찬성이 많았다. 혼전이 펼쳐지며 10% 안팎으로 추정되는 부동층이 결국 스코틀랜드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영국 중앙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스코틀랜드 독립을 막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도 “마지막으로 한번 더 신중하게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알렉스 살몬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총리는 “이번이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수 있는 일생에 단 한번뿐인 기회”라며 독립 지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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