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니케이 "1년 남은 문재인 정권, 청년들의 반란 시작됐다"

최정희 기자I 2021.05.10 09:36:53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에 등돌린 '이대남' 조명
'공정, 정의'로 탄생한 정권, 불평등만 악화시켜
청년층, 미래 불안 커져 암호화폐에 투기 광풍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을 맞은 가운데 일본 니혼게이자이(니케이) 신문이 청년층의 반란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공정’과 ‘정의’로 시작됐던 정권이지만 지난 4년간 불평등은 더 심해졌다고 평가했다. 내년 3월 차기 대통령 후보감으로 떠오르는 윤석열, 이재명 등은 청년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1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년 남은 문재인 정권, 청년들의 반란이 시작됐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여대생이 아르바이트를 해 저축한 100만원으로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한 달 만에 500만원의 수익을 올린 사례, 삼성전자에 다니던 직원이 암호화폐에 투자한 후 거대한 부를 축적한 후 퇴사한 사례 등 20~30대 청년층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최근 흐름을 소개했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의 10%를 차지한다고 신문을 밝혔다.

청년층이 고위험 자산인 암호화폐 투자에 몰리는 이유로 미래에 대한 강한 불안을 꼽았다. 신문에 따르면 2017년 5월 문재인 정권이 취임한 지 4년 만에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무려 8% 올랐다. 아파트 평균 가격 11억원은 30년을 꼬박 모아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해당한다. 신문은 “성실하게 일하는 것만으로는 집을 살 수 없다”며 “암호화폐나 주식 투자로 인생의 한 방 역전을 노리는 풍조가 만연하기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권의 탄생 원동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공정에 대한 분노에서 탄생했고 문 정권이 내건 ‘공정, 공평, 정의’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실제로 2020년 총선에선 민주당은 전체 의석의 60%를 확보했다.

그러나 신문은 “문 정권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며 불평등의 격차는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자산 상위 20%의 평균 자산은 작년 12억 374만원으로 2018년보다 10% 늘어난 반면 하위 20%는 2715만원으로 4% 감소했다.

그나마 높은 지지율을 보여줬던 것은 일명 ‘K-방역’이라고 불리는 코로나19 방역이었지만 이 역시 백신 확보 지연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도 하루 500명 안팎에서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의 4월 23일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1년 2개월 만에 긍정적 평가를 웃돌았다.

여기에 3월 여당 의원과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문 정권 불신을 더 부추겼다. 정권 내내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각종 수요 억제책을 썼는데 정작 문 정권 내부에서 부동산 투기가 벌어지니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치뤄진 4월 7일 서울, 부산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다. 서울은 18~30대 5%, 18~20대 남성 70% 이상이 보수당인 국민의 힘을 뽑았다. 소위 20대 남성을 가리키는 ‘이대남’의 반란이 시작됐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세간의 관심은 이제 내년 3월 치러질 차기 대통령 선거로 옮겨갔다. 신문은 지지율 선두를 다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각각 성향은 다르지만 중앙 정치권의 기득권과 거리가 멀고 청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문 정권에서 잃어버린 ‘정의’를 이들이 실현해줄 것이란 믿음 하에서다.

신문은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권이 1월에 발족한 ‘고위 공직자 범죄 수사처’는 정원 미달로 고민하고 있다”며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온 검찰을 대신해 공무원 부패를 수사하는 새로운 조직이지만 차기 대선 결과에 따라 부메랑을 맞을 수 있어 검사와 수사관 지원 움직임이 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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