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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초음파 기기로 수술 없이 뇌졸중 치료한다

강민구 기자I 2020.12.20 12:00:00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뇌졸중 재활 효능 전임상 검증
일상생활 사용 착용형 초음파 자극 기술 개발 발판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무선 초음파 기기를 착용해 수술하지 않고, 뇌졸중을 치료할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형민 바이오닉스연구센터 박사팀이 무선 저강도 집속초음파 뇌 자극기를 제작해 뇌졸중 동물 모델에 적용하고,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신경의 무선 재활 치료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개발한 무선 착용형 뇌 자극 시스템을 사용한 동물 착용 사례.(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 기술을 다양한 환경에서 뇌졸중 환자의 재활 치료에 사용하려면 초음파 기계를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착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초음파 뇌 자극기는 무겁고, 고정되기 때문에 마취하거나 고정된 동물 대상 실험에만 사용할 수 있어 실용화가 어려웠다.

KIST 연구팀은 저강도 집속초음파를 무선으로 조정하는 약 20g의 가벼운 착용형 뇌 자극기를 개발하고, 이를 뇌졸중 쥐 모델에 사용해 운동 능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재활 효능이 있다는 것을 검증했다.

뇌졸중 쥐 모델의 뇌에서 운동을 관장하는 영역에 약 426kPa의 압력을 갖는 초음파를 가해 재활 3일 후 초음파를 가하지 않은 뇌졸중 모델과 비교했을 때 운동 능력이 향상됐다. 재활 7일 후에는 정상 쥐와 유사한 운동 능력을 보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뇌 자극기는 가볍고, 무선이기 때문에 신체 움직임에 따른 제약 없이도 초음파로 뇌 운동 영역을 자극해 뇌졸중으로 손상된 신경의 재활이 가능하다. 연구 결과는 임상 수준에서 착용형 초음파 뇌 자극 기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형민 박사는 “착용형 뇌 자극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착용형 초음파 기기를 이용한 비침습적인 뇌신경 재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앞으로 자극 후 안전성과 질병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기 위해 초음파 자극을 통한 신경조절의 분자적, 세포적 메커니즘을 알아내고, 자극 프로토콜을 최적화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의공학 분야 국제 저널인 ‘IEEE Transactions on Biomedical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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