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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7일 평택 미군기지에서 짙은 남색 계열의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처음 악수를 나눴다. 4개월 전 워싱턴에서 처음 만났을 때와 흡사한 옷차림이었다. 문 대통령의 넥타이가 당시보다 약간 흐려졌다는 점과, 호스트가 바뀌었다는 점만이 당시와는 다소 달랐다.
문 대통령의 상징색은 이른바 ‘이니블루’다. 지난 6월 미국 방문에서도 대통령 내외가 파란색으로 조화를 이룬 것에 대해 청와대는 “미국에서도 파란을 일으키자”는 의미를 설명했다. 평소 붉은색 넥타이를 즐겨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에 대한 배려를 하듯 파란색으로 색깔을 맞췄다.
오랜만의 만남이었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언변은 여전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 텍사스에서 벌어진 총기 사건에 위로를 전하면서도 “내일 대통령의 당선 1주년을 축하드린다”는 말로 트럼프 대통령의 웃음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청와대가 준비한 환영식이 마음에 든 듯 “특히 환영식이 너무나 아름다웠다”며 “아주 아름다운 환영식을 깊이 마음에 담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의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는 대목에서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와튼 동문인 장하성 정책실장에게 알은 체를 하며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 인사에 대한 관심도 표현했다. 본관으로 장소를 옮긴 트럼프 대통령은 방명록에 ‘문 대통령, 큰 영광이다. 감사하다’(President Moon. This is such a great honor. Thank you!)고 적고 사인을 남겼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여민관 옆 녹지원과 상춘재를 걸으면서 환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이 녹지원 가운데 반송을 가리키며 “한겨울에도 잎이 파랗다”고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나무에 ‘지지대’를 세운 이유를 물어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5년만에 이뤄졌다. 그 만큼 청와대에서도 예우를 갖추는 데 신경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300여명의 장병들이 전통옷을 입고 의장대를 구성한 것에 대해 “ 의장대가 너무너무 아름다웠고 세계 어디를 가도 볼 수 없는 한국을 너무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최고의 호의를 보여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엄지손을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