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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 재개' 유시민…"李, 작은 오류는 몰라도 하자는 없는 사람"

박기주 기자I 2021.12.09 09:22:08

1년 8개월 만에 정치평론 재개
"이재명은 미완성형, 더 나은 모습 갈 가능성 있다는 뜻"
"과거 진보 지도자와 사고패턴 다르다…굉장히 특이"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9일 “본격 재개는 아니고, 글 쓰는 사람이니 그 일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기회가 있을 때 (정치평론을) 하고 그럴 생각”이라며 정치평론 재개를 알렸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작은 오류는 있었을지 모르나 하자는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해) 4월 총선이 끝나는 날 이제 앞으로 (정치평론을) 안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며 “그때 사고도 좀 있엇고, 감당이 안돼 (안한다고) 그랬는데 한 1년 반 넘게 쉬고 나니까 다시 기운도 좀 난다”고 밝혔다. 그는 한 TV 프로그램과 정치평론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에 대해 “방송국에서 공개해야 제가 이야기를 한다”면서도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이날 라디오는 ‘이재명을 말한다’를 주제로 유 전 이사장과의 대담이 진행됐다. 그는 이 후보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생존자 △발전도상인 △과제중심형 세가지를 꼽았다.

“이재명은 생존자…산업화 시대도, 정치적으로도 죽지 않고 건너와”

그는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앞서 “이재명 캠프와 오늘 출연에 관해 아무 소통이 없었고, 키워드도 제가 뽑은 것”이라며 “이 후보 선대위에 현재도 앞으로도 안 있을 것이고, 그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정부의 어떤 직책을 받을 일도 없는 사람으로서 나왔다. 한 시민으로서 ‘이재명은 이런 사람 같아’라는 판단을 말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 전 이사장은 생존자를 키워드로 꼽은 이유에 대해 “이 후보는 한 인간으로서 보면 생존자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떄까지 화전민 가정에서 살았고 13살부터 18살까지는 도시빈민 가정에 속한 소년노동자였고 산재도 여러번 당한 산업화 시대를 죽지않고 건너온 생존자”라며 “2010년 성남시장이 되고 나서 수사도 많이 받았고 기소도 당했고, 정치적으로도 지난 10여년 동안 사실상 생존자에 가까운 경로를 거쳐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정치에 들어와서 실제로 법적 문제가 있거나 이러면 생존하기 어렵다”며 “이 사람이 이런 저런 작은 오류들은 있었을지 모르나 정치적 생존을 위태롭게 할 만큼의 어떤 하자는 없었던 사람 같다”고 덧붙였다.

“역대 대통령은 모두 완성형…이재명은 아직 미완성”

두 번째 키워드인 ‘발전도상인’에 대해선 ‘발전도상국’이라는 말처럼 어떤 개인도 발전해가는 사람이 있다고 말을 시작했다. 유 전 이사장은 “87년 민주화 이후에 보면 대부분 완성형 대통령이었다”며 “노태우 대통령이나 김영삼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이나 또 낙선했지만 이회창 후보나 또는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등에게는 대통령이 된 후 더 많은 정보를 받고 더 많은 경험을 쌓아 더 고양된 모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뽑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일하게 미완성이란 표현은 부정적 뉘앙스가 들어있지만, 완성됐다는 것이 꼭 좋은 건 아니다. ‘발전도상인’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후보가 여전히 더 지금보다 나은 모습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도 미완성이란 지적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5년 전 경선 때 (이 후보) 본인도 얘기하지만 엉망인 점이 많이 었었다”면서도 “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보면 5년 전과 매우 다르다. 이 때문에 ‘이 사람은 머리가 좋고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목표의식이 뚜렷해 자기를 바꿔나가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제가 봤다”고 덧붙였다.

“과거 진보 지도자와 사고패턴 다르다…굉장히 특이”

또한 그는 “포퓰리즘, 포퓰리스트다라는 비판을 받는 것과 맞닿아 있는 특징”이라며 마지막 ‘과제중심형’ 키워드를 설명했다. 그는 “대개 진보쪽 사고방식은 가치중심이다. 추구해야 될 최고가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이뤄야될 과제를 설정한다는 게 진보 쪽 정치 지도자가 갖고 있었던 사고패턴”이라며 “그런데 이 후보는 그것하고 아주 다르다. 각론을 바로 들고나와 오랫동안 민주당 지지했던 분들 입장에서 보면 당황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상교복과 청년 수당 등을 예로 들며 “곧바로 현안 되고 있는 과제들을 바로 들고 나와서 자기 나름의 해법을 밀고 나간다. 이게 과제 중심형 또는 귀납적 사고방식”이라며 “이게 예전의 민주당 계열 정치지도자들과 철학적으로 굉장히 다른 점이다. 굉장히 특이하다”고 평가했다.

유 후보는 “(세 가지 키워드가) 다 엉겨 있다”며 “그런 특성 때문에 경선에서 이긴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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