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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 개식용 농장에는 ‘천연기념물’ 진돗개도 있었다

이명철 기자I 2021.10.05 09:20:57

라이프, 진도 개농장 적발서 총 11마리 진돗개 발견
“개농장·동물보호소 발견 많아…보존·보호 강화해야”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진돗개가 특산인 진도군 소재 개식용 농장에서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진돗개가 발견됐다. 국가가 관리해야 할 천연기념물인 진돗개가 보신탕으로 소비될 뻔한 위기에 놓였던 것이다.

진도군 개식용 농장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진돗개. (사진=라이프)


5일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진돗개를 식용으로 사육·판매한 진도군 소재의 개농장을 적발하는 과정에서 3마리가 천연기념물로 등록된 개체로 확인됐다.

당시 확인 과정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개는 2마리(천연기념물 1마리, 예비 미심사견 1마리)인 것으로 조사됐으나 추가 확인 과정에서 9마리에서 전자칩을 발견했다. 이중 3마리는 천연기념물로 등록됐으며 6마리는 심사 탈락 또는 예비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견·구조된 65마리의 개체 중 어린 자견을 제외한 성견 58마리 중 11마리가 문화재청·진도군의 보호·관리를 받아야 할 개들이었던 셈이다.

라이프는 개농장 적발 당시 진도군이 진돗개가 식용 목적으로 희생된다는 것은 악의적 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번 조사를 통해 해명이 부실했으며 천연기념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문화재보호법 제55조에 따르면 천연기념물 소유자가 변경됐을 때는 문화재청장에게 반드시 신고해야 하지만 해당 농장 적발 후 인식칩을 확인하기 전까지 문화재청과 진도군청은 개식용 농장의 존재 여부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라이프는 주장했다.

진도 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 못한 진돗개들을 사육하려면 관련법에 따라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하지만 해당 농장은 중성화되지 않은 개들을 사육하고 있었다.

진도군의 진돗개 사육농가들은 강아지 배송비 지원사업을 통해 자견 분양 배송비 마리당 5만원(총 5000만원), 포장비 마리당 1만원(총 1500만원)을 지원 받는다. 기본 백신과 심상사상충 예방약 등 사육 관련 부대비용도 세금 지원 대상이다.

하지만 많은 진돗개들이 식용 목적 개농장이나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발견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지난해 지자체별 유기동물 현황을 보면 제주도·서울을 제외한 대다수의 지역에서 진도견종이 최다 발생 유기견 상위 5위 안에 포진됐다고 라이프는 전했다. 진도믹스종까지 포함하면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증식·보급·소득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천연기념물을 보호·관리할 방안을 찾아 희생되는 천연기념물 생명이 더는 없어야 할 것”이라며 “정부·지자체·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진돗개를 제대로 알리고 보존·보호하는 ‘진도개 보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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