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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석 판사, 우병우·댓글 공작·추선희까지 영장 기각..왜?

박지혜 기자I 2017.10.20 08:46:45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추선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서울중앙지법 오민석(48·사법연수원 26기) 영장전담 부장판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 씨는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국가정보원 직원과 공모해 각종 정치 이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 비판 성향 인사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공격하는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오 부장판사는 19일 추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 혐의는 소명되나 피의자 신분과 지위, 수사진행 경과 등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오 부장판사는 지난달 8일 이명박 정부 시절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의 ‘여론 공작’ 사건과 관련해 민간인 신분으로 댓글 활동에 참여한 국정원 퇴직자 모임의 전·현직 간부들의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했다.

또 지난 2월 21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속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영장청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오 부장판사는 연수원을 마친 뒤 곧바로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법원행정처 민사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치며 엘리스 코스를 밟아 왔다. 수원지법에서 행정 소송을 심리하던 그는 2월 법원 정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전보됐다.

오 부장판사는 우 전 수석과 서울대 동문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대학시절 오 판사에게 최연소 사법시험에 합격한 선배인 우 전 수석의 존재감이 상당했을텐데, 우 전 수석의 운명을 손에 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오 부장판사는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이라 단시간 내에 기록을 검토해 판단을 내려야 하는 영장 업무에 적격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선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전 사무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검찰은 이번 추 씨에 대한 영장 기각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영장 기각 후 검찰은 “피의사실 대부분을 부인하는 것은 물론 압수수색 시 사무실을 닫아건 채 자료를 숨기고 주민등록지가 아닌 모처에 거주하는 등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현저한 피의자에 대해 증거자료 수집, 피의자의 신분과 지위, 주거 상황 등을 고려해 영장을 기각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추 씨가 국정원의 요청과 자금 지원으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지를 훼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등 폭력 시위를 계속해 나갔고 이를 이용해 대기업을 협박해 금품을 뜯어내는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기각 사유를 검토한 뒤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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