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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백산수' 젖줄 가보니…'41년 자연정수, 겨울에도 얼지 않는 물'

김태현 기자I 2015.10.22 09:05:55

백두산 지하 현무암층 천연 정수기 역할
내두천 물, 치매에 효과 있는 실리카 함유
농심, 내두천 얻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아

백산수 수원지인 내두천으로 흐르는 백두산 천지 물. (사진=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중국 연변=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중국 연길공항을 떠난 지 3시간 반. 백두산 첫 관문 이도백하 내두천에 도착했다. 한적한 시골 저수지 같은 느낌이지만 3중으로 쳐진 철조망과 보완요원들은 보는 이를 긴장하게 만든다. 이를 거쳐 10분 정도 걸어 들어가자 맑은 물이 가득한 내두천이 눈에 들어왔다. 내두천 바닥에서 힘차게 솟아오르는 물을 보고 있자니 41년 백두산 정기를 받아 내려온 물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중국 백두산 이도백하에 있는 내두천은 ‘한국판 에비앙’을 꿈꾸는 농심(004370) ‘백산수’의 젖줄이다. 내두천은 이도백화 지역에서도 백두산 천지 물이 자연적으로 솟아오르는 몇 안 되는 수원지다. 이 때문에 내두천은 영하 30℃의 날씨에도 6.5~7℃를 유지하며 얼지 않는다.

내두천에서 나오는 물을 그대로 마셔봤다. 일반 계곡에서 나는 이끼 냄새나 흙냄새 하나 없이 깔끔했다. 백두산 아래 현무암층과 부석층이 거대한 천연 정수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해발 약 2744m에 있는 백두산 천지 물은 아래 있는 현무암층과 부석층을 거쳐 해발 약 670m에 있는 내두천에서 뿜어져 나온다. 이 과정에서 풍부한 미네랄과 실리카 등 영양분이 내두천에 고스란히 담긴다. 농심 관계자는 이 모든 과정을 거치는데 41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사진=농심 제공)
수질분석 전문가 신호상 공주대학교 교수는 백산수를 포함해 국내외 생수 17개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백산수가 필수 미네랄인 마그네슘과 칼슘의 농도비(Mg/Ca)와 치매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실리카 함유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산수 생산 담당자는 “백산수 생산 현장을 찾은 독일 등 외국인들이 백산수에 실리카가 40% 이상 들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보고 놀란다”며 “만년설 지하수를 사용한 에비앙보다 백산수에 실리카가 더 많다”고 말했다.

농심은 백두산 천지 물에 담긴 영양소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별다른 살균과정 없이 내두천에 솟아올라 오는 물줄기에 직접 22개의 파이프를 연결했다. 내두천 물은 이렇게 설치된 파이프를 따라 공장으로 옮겨지고 생수병에 담겨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김도선 백산수 생산실장은 “중국 헝다와 대만 통일 등 현지 유통업체들도 백두산 이도백하 지역에서 생수를 생산하고 있지만 백산수 생산 역량에는 못 미친다”며 “백산수는 중국 광천수협회의 표준 광천수로 지목될 정도로 품질 면에서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심이 내두천을 얻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본래 내두천은 인근 지역에서 40년 넘게 임업을 해온 사람들의 땅이었다. 처음 농심이 내두천을 수원지로 선정했을 때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는 “내두천을 중국 기업이 아닌 한국 기업에 준다는 것도 현지 주민들의 큰 불만 중 하나였다”며 “농심의 생수 사업을 설명하고 원칙에 따라 연간 100만톤이면 100만톤 생산 규모를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관료들과 주민의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수자원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중국 생수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자국의 생수기업들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연변주 내 생수 점유율을) 직접 조사한 기관은 없다. 그러나 중국 고위급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백산수는 연변주 내 생수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연변주를 중심으로 중국 전역에 백산수 유통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이를 위해 신공장에서 대련항까지 연결된 철도를 이용해 물류 비용을 절감하고 중국 전역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1000여개의 신라면 영업망을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농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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