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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의 경매브리핑]7년 방치된 아파트 부지, 다시 개발바람 불까

정다슬 기자I 2017.01.21 10:28:03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의 1만 9142㎡ 부지가 결국 경매로 넘어가 210억원에 낙찰됐다. 이 부지는 제2종 주거지역으로 현재 아파트신축공사 허가가 난 상태이다. [사진= 지지옥션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리우올림픽 한국선수단의 법률담당 변호사의 자택, 모뉴엘의 제주사옥,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김수현과 전지현이 식사하던 청담동 레스토랑…

경매시장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물건들이 쏟아져나옵니다. 경매라는 것은 통상 소유자가 채무(빚)를 지고 이를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돈을 돌려받기 위해 담보로 잡힌 물건을 팔아달라고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그만큼, 그 물건들이 왜 경매에 나오게 됐을까 생각하면 경매시장의 순기능은 별도로 치더라도 안타까워질 때가 많습니다.

지난 17일 의정부지방법원 5계에서 이번 주(16~20일) 최고가로 낙찰된 경기 구리시 교문동의 한 임야도 이에 못지않은 사연을 갖고 있습니다. 이 임야는 토지면적이 1만 9142㎡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입니다. 아차산금호어울림이라는 299가구 소규모 단지가 토지와 바로 맞붙어 있고 구리시청과도 도보로 2~5분 걸릴 정도로 매우 가깝습니다. 대로와 인접하지는 않지만 삼거리로 나가면 초등학교, 구리시립체육공원 등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입지가 좋은 곳입니다.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의 1만 9142㎡ 부지가 결국 경매로 넘어가 210억원에 낙찰됐다. 이 부지는 제2종 주거지역으로 현재 아파트신축공사 허가가 난 상태이다. 지도상의 빨간 점선 참고 [그림 = 네이버 지도]
이런 좋은 입지 덕분에 이 토지는 2010년 4월 교문3지구로 아파트신축공사 승인을 받았습니다. 2007년 효성그룹의 계열사인 ‘진흥기업’은 내년(2008년)부터 기존 아파트 브랜드인 ‘더블파크’를 대신할 새 아파트 브랜드 ‘더 루벤스’를 이 론칭하고 교문동의 252가구 아파트 단지에 처음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야심 찬 계획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분양시장 침체 등으로 허물어졌습니다. 이 땅의 소유자이자 사업 시행자인 ㈜한성산업개발이 결국 경영난에 시달리다 해당 토지를 압류당했기 때문입니다. 시공사인 진흥기업은 한성산업개발 등이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진 채무 2339억원을 보증키로 했지만 이 토지가 경매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진흥기업 역시 현재 워크아웃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 토지에도 비로소 개발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보입니다. 낙찰받은 이는 ㈜대명수안으로 ‘대명루첸’이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아파트 건설사입니다. 이 기업은 감정가(314억 7429만원)의 66.72%인 210억원에 이 토지를 낙찰받았습니다. 아파트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을 낙찰받은 만큼, 전문가들은 아파트 건설사업이 다시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주 법원 경매는 2652건이 진행돼 1095건이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은 71.4%로 전주대비 0.7%포인트 하락했으며 총 낙찰가는 2911억원 입니다.

수도권 주거시설은 387건 경매 진행돼 이 중 197건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은 89.0%로 전주대비 3.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은 41건 중 20건이 낙찰됐으며 주간 낙찰가율은 90.0%로 전주대비 5.9%포인트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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