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이 물밑에서 유로존 축소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이번에는 최고 국가신용등급인 `트리플A(AAA)`를 보유한 우량국가들끼리 단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는 유로존 해체설에 더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 6개 트리플A 등급 국가들, 통합 강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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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브 장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은 회원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허락하고 있다"며 "이는 각국의 경제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트리플A 등급이 아닌 국가들은 회원국들의 공공 재정에 대해 조언자 노릇을 하기 어려울 것이며, 유럽의 핵심 권력에서도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헤르만 반 롬퍼이 EU 상임의장을 비롯한 EU 고위 관계자들이 비공개 회동에서 이미 이런 제안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트리플A 등급 회원국들의 경제정책을 묶는 논의에도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슈투브 장관의 제안은 다른 핵심 회원국들의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앞서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프랑스와 독일이 우열반을 나누는 식으로 유로존을 축소해 경제 통합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 위기 확산 불안 반영..비(非)유로존, 입지 약화 우려
전문가들을 특히 유로존 4위 경제국인 스페인을 화약고로 지목한다. 스페인은 고질적인 은행권 부실과 더불어 막대한 부채와 더딘 경제 성장, 정국 불안이라는 각종 문제 요소를 안고 있어 이탈리아의 뒤를 이을 위험국 1순위로 꼽힌다. 이런 점을 인지한 6개 트리플A 국가들은 신속한 경제 통합을 대응책으로 생각하고 있다.
유로존 내 분열 조짐이 본격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로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위원장은 유로존 뿐만 아니라 EU의 27개 회원국 모두가 유로화를 도입해야 한다며 유로존을 축소할 게 아니라 유로존을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U 회원국이면서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은 영국을 필두로 한 10개 비(非) 유로존 국가들도 자국 입지 약화를 우려해 일부 유로존 국가 간의 통합 움직임에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