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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참의원 선거, 개헌 세력 2/3 훌쩍…아베 숙원 이루나(종합)

김윤지 기자I 2022.07.11 09:20:47

자민당 과반수 확보…총 의석 9석 늘어
아베파 선 긋나…9월 각료·당 인사 촉각
'자위대 명기' 속도내나…기시다 "최대한 빨리"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지난 10일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개헌에 찬성하는 4개 정당도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총의원의 3분의 2 이상을 넘어섰다. 선거 이틀 전 벌어진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이 보수표를 자극하면서 자민당에 승리를 안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AFP)
11일 일본 공영 NHK방송은 개표 결과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새로 뽑는 125석의 과반수인 63석(선거구 45석, 비례대표 18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임기가 남아 선거를 진행하지 않은 기존 의원들을 포함한 총 의석수를 비교하면 연립여당인 공명당(26석)은 2석을 잃었으나 자민당(120석)이 9석을 늘려 전체 여당 의석수는 7석이 늘어났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17석을 얻어 총 의석수는 기존보다 6석 줄어든 39석이다.

자민당(63석), 공명당(13석), 일본유신회(12석), 국민민주당(5석) 등 이른바 ‘개헌 세력’도 93석을 얻어 임기가 남은 ‘개헌 세력’ 의원을 더해 총의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선거에서 승리한 여성 후보자는 35명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제 26회 참의원 선거 결과(사진=NHK 방송화면 캡처)
참의원 총 의석수는 248석이다. 의원 임기는 6년이고 3년마다 절반씩을 새로 뽑는다. 이번 참의원 선거는 125석을 두고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었다. 이번 선거로 기반을 확인한 기시다 총리가 이후 언제 어떻게 각료를 구성하고 당 인사를 단행할지도 관심사다. 건강상 이유로 2020년 물러났지만 이후에도 정부 인사권을 간섭하는 등 자민당 ‘상왕’ 노릇을 이어온 아베 전 총리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온건파로 통하는 기시다 총리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아베 전 총리의 측근인 강경파들을 몰아낼지,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 분위기 아래 유화적 태도를 유지할지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정부와 자민당이 인사에 대한 논의를 위해 8월 초 특별 회의를 소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기시다 총리가 8월부터 9월 사이 당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 “최대한 빨리 헌법 개정 발의”

자민당의 압승에 힘입어 이번 선거에서 ‘개헌 세력’은 개헌 발의 요건인 참의원 전체의 3분의 2(166석)를 훨씬 뛰어넘는 177석을 확보했다.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의석 수 확보 여부는 이번 참의원 선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자민당은 헌법 9조 조기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9조는 태평양 전쟁 등을 일으켰던 일본의 패전 후 전쟁·무력행사의 영구적 포기, 전력(戰力) 불보유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자민당은 여기에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자위대 명기 개헌’은 아베 전 총리의 숙원이기도 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사진=AFP)
기시다 총리는 선거 당일 분카방송(문화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헌안을 가능한 빨리 발의해 국민투표로 연결해 나가겠다”며 “헌법 개정 법안을 가능한 빨리 발의해 국민 투표로 이어갈 것”이라면서 개헌안 조기 발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후지TV와 TV아사히에서도 “개헌을 꼭 추진해 나가야한다”면서 “큰 과제에 대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헌 세력’은 기존에도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에 달했으나 아직 개헌안이 발의된 적은 없다. 개헌안이 발의되더라도 국민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해야 하는 등 갈 길이 멀다.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에 대한 여론의 우려가 높아져 이를 기회로 개헌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닛케이신문이 추정한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약 52.16%로, 3년 전 참의원 선거 투표율 48.08%를 넘어선다.

아베 전 총리 피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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