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론 성에 안차"…中 헤지펀드·PEF `우후죽순`

송이라 기자I 2015.06.14 15:29:01

정부 규제 완화로 토종 헤지펀드 우후죽순 생겨나
지난해 랠리 후 매도세 늘면서 경영난 시달리기도

중국 개인투자회사 개수 및 직원수 추이 (출처=중국증권관리위원회)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중국 주식시장이 유례없는 활황을 보이자 연초부터 새로 설립되는 헤지펀드와 사모투자펀드(PEF)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보다 높은 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펀드에서 이탈해 이같은 사모로 운용되는 펀드를 기웃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중국 증권당국 자료를 인용, 지난 5월말 현재 헤지펀드와 PEF, 사모 벤처캐피탈 수가 1만2285개를 기록해 석 달전인 지난 2월말의 7989개에서 54%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굴리는 자금 규모도 750억달러(약 83조8000억원)에서 4330억달러(약 383조8000억원)로 6배 가까이 불어났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2일 7년 만에 최고치인 5166.3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년간 150% 급등한 규모다. 특히 중소형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구성된 차이넥스트 지수는 지난해 3배 이상 뛰었다.

14년간 뮤추얼펀드 회사에서 근무한 펭 강씨는 올해 1월 직접 펀드운용사 윈슈어캐피탈을 창립했다. 그는 “정부가 금융적으로도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고 있다”며 “지난 14년간 이 업계에 몸담아 왔지만 규제당국이 이렇게 투자를 장려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이 시장을 선도해갈 기회라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 2월 중국 정부는 PE와 헤지펀드 등록을 위한 번거로운 승인 과정을 폐지하는 등 등록절차를 간소화했다.

이처럼 투자회사가 증가하면서 관련업계 종사자 수도 크게 늘었다. 5월 기준 헤지펀드 및 PE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석달간 무려 6만명이 늘어 총 19만9000명을 기록했다. 상하이에 위치한 한 대형 증권회사에서 기관투자를 담당하는 부사장은 “지난해 리서치팀 인력의 절반 이상이 헤지펀드로 이직했다”며 “요즘 펀드매니저 연령은 대부분 1980년대생”이라고 말했다.

중국 헤지펀드들은 서방 펀드들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점이 있다. 우선 서방 펀드들이 주로 기관투자자들과 거래하는 것에 비해 중국 헤지펀드들은 은행과 증권사 영업을 통해 모은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때문에 중국 헤지펀드에 참여 가능한 최소 투자금은 16만1000달러인 반면 서방 펀드들의 투자금은 최소 100만달러가 넘는다.

고정기간도 토종 펀드가 1년이라면 서방 펀드는 더 길다. 평균 운용자산도 토종 펀드가 더 적다. 등록펀드 1만2285개 중 56개만이 16억달러 이상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운용 자산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높은 임금은 실력있는 펀드매니저들이 토종 펀드를 선택하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다. 중국 펀드들은 회사 수익을 줄여서라도 인건비를 높게 책정한다. 일부 유명 펀드매니저들은 1~2%의 수수료를 가져가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규자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업계는 1년간의 급등세에서 이득을 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세를 취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주식시장에서 돈을 번 사람들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가면서 자본시장의 재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최근 주택판매가 반등하는지를 설명해주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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