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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는 유격수 적합 64%, 머서 처분 신중' -PIT여론

정재호 기자I 2015.03.05 16:02:22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밀어서 멋진 아치를 그린 강정호(27·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대한 지역 팬들의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유력 일간지 ‘포스트-가젯’의 파이어리츠 출입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빌 브링크는 ‘독자들과 묻고 답하기’ 형식의 특집기사를 통해 팬들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강정호가 주로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포지션 1위는 64%의 지지를 얻은 유격수”라고 5일(한국시간) 전했다.

프랜차이즈(연고) 스타 닐 워커(29·파이어리츠)가 맡고 있는 2루수는 7%에 불과했고 3루수가 29%를 차지했다.

◇ 韓도 PIT도 이구동성 ‘유격수 강정호’

과반을 훌쩍 넘는 파이어리츠 팬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강정호에게 가장 적합한 포지션이 메이저리그 유격수라고 보고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강정호가 상대적으로 흔한 2루수나 3루수가 아닌 유격수로 성공해줄 때 팀에 가장 보탬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유격수 강정호라면 원점으로 돌아가 결국에는 조디 머서(28·파이어리츠)와 피 말리는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시범경기 데뷔전 홈런 뒤 한창 달아오른 현지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 독자는 “파이어리츠 구단이 강정호를 주전 유격수로 뛸 능력자라고 볼 경우 머서를 트레이드하는 게 좋은지 보험용으로 데리고 있는 게 나을지”를 물었다.

아울러 “페드로 플로리몬(28·파이어리츠)이라는 다른 유격수 옵션이 있어 머서는 벤치에 앉혀두는 것보다 트레이드 카드로 더 가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강정호가 공을 친 뒤 타구를 확인하며 1루 쪽으로 달려나가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에 대해 브링크는 “그 문제를 생각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며 “강정호가 스프링캠프 말미에 이르러 진정한 메이저리그급 투수들을 상대해보기 전까지는 아직 모른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이어 “플로리몬은 지난해 ‘OPS+(조정 출루율+장타율)’가 자그마치 -11(조정을 거친 100을 기준)로 총타석 대비 리그 최악의 꼴찌여서 백업요원도 힘들다”고 혹평하면서 “머서는 보다 확실한 수비수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강정호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좋은 벤치선수 둘째 주전의 부상을 염두에 둔 유능한 대체선수 셋째 누군가의 트레이드나 자유계약선수(FA)에 대비한 궁극적인 주전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해설했다.

혹시 강정호가 일약 해적선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하더라도 머서 트레이드는 섣불리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대목이다.

◇ 최고급 레그킥, ‘최종시험’ 남겨두다

브링크는 ‘ESPN’의 명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니 등이 분석한 강정호의 ‘레그킥(타격 시 다리 드는 동작)’을 동반한 ‘스윙 머케닉(유기동작)’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브링크는 “올니는 강정호가 레그킥의 길이와 속도 등을 다양화할 줄 알아 상대하는 투수들이 그 타이밍을 포착하기가 어렵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그래서 강정호를 상대로는 오프스피드 구종을 많이 던질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종의 속임 동작으로는 강정호의 다양화된 레그킥 타이밍을 뺏기 힘들어 결국에는 동작이 아닌 체인지업과 같은 공의 속도조절로 레그킥을 무력화시키려 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앞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헌신짝처럼 방출된 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J.D. 마르티네스(27·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대활약을 지난겨울 이미 예견한 것으로 유명한 ‘팬드래프’의 유료기사 칼럼니스트이자 애널리스트인 댄 판스워스는 “올해 강정호가 그냥 잘하는 걸 넘어 강정호를 보기 위해 파이어리츠 경기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수퍼스타급 선수로 맹활약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그 비결을 세계 최고수준의 레그킥 동작으로 분석한 바 있다.

판스워스는 “강정호의 레그킥이 큰 동작인 건 확실하지만 또한 완전하게 제어되는 숙련된 움직임”이라면서 “예를 들어 타격 시 스탭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연출되는 흠 잡을 데 없는 균형과 엉덩이 라인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 아닌 거의 완벽하게 지면과 평행을 이루고 있는 점 등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면밀히 살펴본 강정호의 레그킥은 어설픈 레그킥이 아니라 흡사 레그킥을 쓰는 타자들 중에서도 ‘프리미엄’급인 미겔 카브레라(31·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호세 바티스타(34·토론토 블루제이스), 조시 다널드슨(29·블루제이스) 등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레그킥이 ‘독’이 아닌 ‘득’이 될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성패 여부는 결국 강정호 스스로가 빅리그 수준의 오프스피드 피칭을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문제로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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