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메카`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가보니[르포]

권오석 기자I 2022.12.04 13:51:57

150만평 초대형 부지에 100만톤급 도크·900톤급 골리앗 크레인
잠수함·군함 등 특수선은 물론 LNG·LPG운반선 등 상선 건조
한화그룹에 인수 초읽기…글로벌 종합 방산기업 기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있는 골리앗 크레인. (사진=권오석 기자)
[경남 거제=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박 메카` 도시인 경남 거제에 자리잡은 대우조선해양. 잠수함과 군함 등의 특수선 생산 역량을 갖춘 이곳에서는 IT기술 기반 `스마트 십야드`(Smart ShipYard)를 통해 체계화 된 선박건조기술로 모든 종류의 조선 해양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인력만 3만 5000여명에 달하며 우리 선박 산업은 물론 거제시 지역 경제도 책임지고 있는 이곳을 지난 1일 한파를 뚫으며 찾아가봤다.

1973년 10월 한반도 동남쪽 거제도 옥포만에서 기공, 1981년에 준공한 대우조선해양은 각종 선박과 해양플랜트, 시추선, 부유식 원유생산설비, 잠수함, 구축함 등을 건조하고 있다. 특히 그간 각종 함선과 잠수함 등의 국산화를 이끌어온 핵심 방위산업체다. 490만㎡(약 150만평)의 초대형 부지 위에 세계 최대 수준의 100만t(톤)급 도크와 900t 상당의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며 고차원 기술 선박 건조 능력을 갖췄다.

공장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건 골리앗 크레인이었다. 족히 100m(미터)는 돼 보였다. 무려 800톤 가량의 선박 블록을 들어올릴 수 있기에 육중한 몸집을 자랑했다. 야드를 크게 보면 `에너지플랜트` 건조구역과 `상선·특수선` 건조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야드 한 가운데에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소방서도 있다.

초대형 상선 4척 건조 가능한 도크(Dock) 갖춰

먼저 상선 건조 구역을 살펴봤다. 대우조선해양은 LNG·LPG 운반선을 비롯해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을 만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레이저보다 3배 정도 속도가 빠른 플라즈마 자동 절단기를 이용해 철판을 가공해 제조 속도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360톤의 무게를 들어올리는 해상 크레인 등 야드 곳곳에는 다양한 크레인이 움직이고 있었다.

마침 암벽에 정박해 있는 컨테이너선을 볼 수 있었다. 대개 95% 이상 완성된 선박은 암벽에 정박해둔다고 하며 1만 5000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다고 했다. 제2 드라이도크(dry dock)장에는 내년 1월에 완성 후 진수될 컨테이너선이 있었다. 도크는 선박 블록을 쌓아서 배를 완성시키는 곳으로, 옥포 조선소에는 드라이도크 2곳과 플로팅도크(floating dock) 3곳이 있다. 컨테이너선 한 대를 만드는 데는 총 8개월이 소요되며 1년에 40척까지 건조 가능하다.

또 다른 제1 드라이도크는 2만 1000평 규모로 한 번에 초대형 상선 4척을 건조할 수 있을 정도다. 이미 이곳에서도 LPG운반선 2척 등이 건조 중에 있었다. 도크에는 수문(水門) 게이트가 있어서 진수할 시 수문을 열고 배를 띄운다.

도산안창호함. (사진=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에 인수 눈앞…글로벌 종합 방산기업 목표

이어서 잠수함과 군함을 건조하는 특수선 구역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방위산업과 관련된 만큼 경비가 다소 삼엄했다. 사진을 촬영할 수는 없었으나 3개의 특수선 공장이 있었다. 각 공장에는 `수직 발사관` 전용 제작장을 비롯해 어뢰 제작·가공장 등이 있다고 한다. 잠수함이 안전하게 바다로 들어갈 수 있게 시운전 공장도 볼 수 있었다.

특수선 메인 공장에는 `도산안창호함`이 37% 정도 건조 중이라고 한다. 도산안창호함은 ‘장보고-Ⅲ’ 사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건조된 3000톤급 잠수함이다.

야드 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근무자들이 자주 눈에 들어왔다. 150만평 넓은 부지를 자전거로 이동이 가능할까. 회사 관계자는 “안전 문제가 있어서 오토바이, 전기 자전거 모두 탑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10분에 한 번씩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그런 대우조선해양은 조만간 한화그룹의 품으로 들어가게 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9년 한차례 고배 이후 13년 만에 다시 인수를 추진,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수선 생산 역량을 가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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