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새 2만5000% 뛴 도지코인…`투자냐 투기냐` 논쟁 중

이정훈 기자I 2021.05.08 21:17:11

S&P500지수 19%, 테슬라 56%, 비트코인 286% 압도
"틱톡서 노는 10대들이 양복 빼입은 월가 투자자 앞서"
정직함·강력한 매니아층 어필…`게임스톱 현상` 재현
발행량 무제한에 지급결제·플랫폼 기능도 없어 한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어와 행동 따위를 모방하여 만든 사진이나 영상)`에서 장난처럼 탄생한 가상자산인 도지코인(Dogecoin)이 거침 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불과 6개월 만에 2만500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며 시가총액도 860억달러(원화 약 96조3630억원)에 이르고 있다. 올 초 있었던 게임스톱 랠리를 연상케 하는 도지코인 랠리를 두고 투자냐 투기냐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는 달러화로 거래되는 주요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을 인용해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9%, 테슬라 주가가 56% 상승하는 동안 도지코인은 2만5000%에 이르는 전대미문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도지코인의 상승세는 같은 가상자산시장의 대표 코인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같은 기간 상승률인 286%와 698%를 크게 웃돌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도지코인과 비트코인, 이더리움 가격 추이


도지코인의 출발 자체가 진지하지 않았던 탓에 이 같은 도지코인 랠리를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더 크다. 실제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재미 삼아 만든 가상자산으로, 이들은 인터넷 상에서 밈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시바견의 이름과 이미지를 따와 코인으로 만들었다.



이를 두고 마티 그린스펀 퀀텀 이코노믹스 창업주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틱톡에서 활동하는 10대들이 양복을 빼입은 똑똑한 월가 전문 투자자들보다 수 천%포인트 이상 초과수익을 내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태생 자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지코인은 거창한 목표를 가진 프로젝트라기보다는 비트코인보다 더 빠르면서도 재미있는 대안 정도로 출발했다.

알렉스 쏜과 카림 헬미 갤럭시 연구원들은 “도지코인의 매력은 언제나 정직함에 있었다”고 전제한 뒤 “다른 가상자산들과 달리 도지코인은 원대한 비전도, 거창한 선언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하나 도지코인의 강점은 강력한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인데, 그 중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인물이 바로 일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였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코인 관련 트윗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머스크 CEO는 “도지파더(Dogefather) SNL 5월 8일”이란 글을 올렸다. ‘도지코인의 아버지’란 의미로 추정되는 문구와 NBC 방송 인기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잇 라이브’(SNL)에 본인이 출연하는 날짜를 올린 것으로, 이 트윗 이후 도지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아울러 미국 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인 억만장자 투자자인 마크 큐번과 래퍼 스눕독, 그룹 키스의 베이시스트인 진 사이먼스 등도 도지코인을 꾸준히 지원 사격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지코인 랠리를 올초 젊은 개미투자자들이 주도했던 게임스톱 사태와 유사하게 이해하고 있다.

블록타워캐피탈의 애비 펠먼 트레이딩부문 대표는 “현재 도지코인 랠리는 게임스톱을 떠올리게 하는데, 투자자들은 ‘이것 또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사고 싶으니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장에 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머스크 역시 ‘도지코인이라고 왜 가치를 가질 수 없나’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도지코인에 대한 생각과 상상력에 사로 잡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경우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한정된 반면 도지코인은 이 같은 발행총량이 정해져 있지 않고 무제한적으로 발행 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린스펀 매니저는 “비트코인의 가치 중 하나가 디지털 희소성이라면 도지코인은 그런 희소성이 없어 말도 안되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지코인은 비트코인과 달리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실제 이 토큰을 지급결제 수단 등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거의 없고, 이더리움처럼 다른 어플리케이션 구축을 위한 플랫폼으로도 활용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렇다 보니 도지코인 가격 상승은 전형적인 투기의 결과물로 보는 쪽이 우세하다. 그린스펀 매니저도 “도지코인 상승은 결국 낮은 유동성과 극단적인 네트워크 성장 효과가 맞물린데 따른 것으로 본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도지코인의 잠재력을 기대를 거는 쪽도 있다. 마이크 부셀라 블록타워캐피탈 제너럴파트너는 “오늘날 밈 중심 문화에 진정한 가치가 있고 도지코인이 가지는 거대한 네트워크의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다”며 “어느 시점에 이 도지코인 커뮤니티가 프로토콜 하드포크를 통해 새로운 공급 매커미즘을 구현한다면 코인 가치는 장기간 유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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