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수요예측 경쟁률은 1275.47대 1을 기록해 유가증권시장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유가증권시장 최근 주요 상장 기업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명신산업(009900) 1195.69대 1 △솔루엠(248070) 1167.55대 1 △빅히트(352820) 1117.25대 1 △교촌에프앤비(339770) 999.44 대 1 등이었다. 지난해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흥행가도를 달렸던 SK바이오팜(326030)(835.66대 1) 수요예측 경쟁률도 넘어섰다.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의 의무보유확약 비중 81.15%(79억6643만8986주)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SK바이오팜의 경우 △6개월 확약 41.27%(40억5164만3000주) △3개월 확약 31.29%(30억7174만3000주) △1개월 확약 7.15%(7억154만6986주) △15일 확약 1.44%(1억4150만6000주)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6개월, 즉 장기 확약 비중은 SK바이오팜에 비해 낮은 편이다. 확약 건수가 많을수록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우호적으로 본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곽성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장기 확약 비중이 높은 것은 기관들이 해당 기업 투자에 대해 비교적 안전하게 보고 있다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증시 변동성이 커진 점도 확약 비중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예컨대 SK바이오팜 상장 당시) 증시 우상향 폭이 컸던 것과 비교해 최근 증시는 단기 변동성이 커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외인 투자자 신청 비중이 비교적 높은 점도 두드러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 국내·외 기관 투자자 신청수량을 살펴보면, 국내는 130억1682만3000주(80.85%), 해외는 30억8274만214주(19.15%)로 총 160억9956만3214주다. SK바이오팜은 국내 95억6776만4000주(97.47%), 해외(2억4871만4096주(2.53%)로 총 98억1647만8096주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당사의 경우 글로벌 수출 백신과 위탁생산 부문의 수익이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시점에 이뤄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모자금은 앞서 밴드 상단인 6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국내 기관은 상당수가 밴드 상단인(6만5000원)을 넘겼다. 국내 기관의 밴드 상단초과 비율은 83.34%며, 밴드 상단은 12.63%, 미제시 4.03%로 집계됐다. 해외 기관은 밴 드상단초과 69.23%, 밴드 상단 30.77%다.
앞서 시장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생산량 대비 기업가치를 비교하는 EV/Capacity 공모가 산정 방식을 두고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회사의 위탁생산 사업은 공모가 산정을 위해 선정한 글로벌 위탁생산(CMO) 기업 론자 그룹,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우시 바이오로직스 3곳 대비 아직 초기 단계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쟁점이 됐던 CMO 사업 수익이 지난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며 관련 사업 확대를 감안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공모자금을 활용해 바이오 CMO 사업을 가속화 할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 CMO 사업을 확장하고, 미국·유럽 시장 진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해외 글로벌 우수의약품품질관리기준(cGMP) 생산설비 확보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글로벌 백신 제조사들과 사업 기회가 확대된 점이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아직 CMO·위탁생산개발(CDMO) 사업 수익 예측은 어렵지만 확장성은 기대된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9~10일 청약을 거쳐 오는 18일 상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