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중매체 사주 지미라이 석방…지지자들 "끝까지 싸울 것"

장영락 기자I 2020.08.12 08:15:43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홍콩의 반중 매체 빈과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라이치잉, 黎智英)가 11일(현지시간) 보석으로 석방됐다.

AFP등 외신에 따르면 라이는 전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지 하루만인 이날 보석금 3만7600달러(약 4천400만원)를 내고 풀려났다.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사진=로이터
석방 현장에는 지지자들이 모여 라이를 맞았다. 이들은 빈과일보 신문을 흔들며 “끝까지 지지하겠다는”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빈과일보 1면에는 “빈과일보는 계속 싸울 것”이라는 헤드라인이 노출돼 눈길을 끌었다. 라이는 차량을 타고 떠나면서 지지자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워보였다.

라이는 홍콩 당국이 보안법을 근거로 구속한 인물 가운데 가장 거물이라 주목을 받았다. 또 미중 갈등까지 이번 사태에 연관돼 국제사회 이목도 집중됐다. 빈과일보는 중국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대표적 언론이라 라이의 구속으로 친중 홍콩 정부의 본격적인 언론 압박이 시작된 것으로 보는 의견도 많다.

보안법을 전담하고 있는 홍콩 경찰 내 국가안보처는 전날 오전 홍콩 호만틴 지역에 있는 라이 저택에서 라이를 체포했다.

경찰은 오전에는 200명이 넘는 인력을 동원해 빈과일보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고 최고경영자 청킴훙과 최고재무책임자 차우탓군 역시 체포했다.

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하거나 국가전복, 국가분열을 주도한 사람에게 최고 종신형을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반정부 인사를 탄압하기 위한 제도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라이는 이 가운데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의 두 아들 역시 빈과일보 경영에 관련돼 함께 체포됐다. 이들 체포에는 친중 진영 고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가 체포되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그를 애국자로 표현하며 “홍콩의 가혹한 국가보안법에 따라 지미 라이가 체포됐다는 보도에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또 “중국공산당이 홍콩의 자유를 박탈하고 시민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추가 증거”라며 노골적으로 중국 정부를 비난했다.

라이는 국내에도 알려진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 창업주로 1994년 톈안먼 시위 강경 진압을 주도한 리펑 총리를 비판했고 2014년에는 ‘우산 혁명’에 적극 참여하는 등 민주화에 호의적인 대표적인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지지자들이 지미 라이 석방 현장에서 빈과일보를 들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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