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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에어드레서 ‘바람’의 비밀

안승찬 기자I 2018.09.25 12:35:42
삼성전자의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삼성전자는 달랐다. 이미 지난 2011년 LG전자가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를 출시한 이후 7년이 흘렀다. 이미 LG전자가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코웨이도 비슷한 제품을 올해 내놨다.

뒤늦게 출발하는 삼성전자가 똑같은 제품으로 승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존 제품의 단점을 철저히 분석해 내놓은 고민의 결과가 ‘바람’이다.

기존 제품에는 소음이 신경이 쓰인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의류에서 털어진 먼지가 기기 내에 남아 있다는 점도 골칫거리였다. 가뜩이나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갈수록 커지는 때다.

삼성전자는 먼지를 털어내는 방식을 바꿨다. 옷은 흔드는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강력한 바람을 분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 강력한 바람으로 미세먼지 제거..소음도 줄여

흔드는 대신 바람을 분사하기 때문에 소음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표준모드에서는 43dB, 저소음모드는 38dB에 불과하다”면서 “저소음모드의 소음은 타사 경쟁 모델보다 현저하게 소음이 낮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바람은 미세먼지를 털어내는 데에도 효과가 좋았다. 위·아래로 분사되는 강력한 제트에어와 제트스팀을 이용해 옷에 묻은 먼지와 냄새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제거한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미세먼지 전용 코스’를 선택하면 25분 내에 미세먼지의 99%까지 제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옷걸이 내부로도 바람이 통하도록 ‘안감케어 옷걸이’를 적용했다. 강력한‘바람이 옷의 겉뿐만 아니라 안쪽까지 관통한다. 피부에 직접 닿는 안감의 먼지를 털어내 준다.

이상백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미세먼지를 어떻게 떨어뜨리고 수집해 처리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며 “결국 센 바람이 아니면 힘들겠다고 판단했다. 미세먼지가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흔드는 방식으로만은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 ‘에어드레서’는 미세먼지와 냄새를 의류에서 털어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털어낸 미세먼지는 제품 내부에 고스란히 남는다. 내부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는 다른 옷에 배거나 집 안으로 퍼질 수 있다.

최천웅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호흡기내과 교수는 “털어낸 먼지를 별도로 제거하지 않으면 집안으로 흘러 들어 체내에 유입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 필터를 탑재했다. 미세먼지 필터가 제품 내부에 있는 먼지를 집진해 제거한다.

김현숙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미세먼지를 옷에서 제거해도 기기 내부에 남아있으면 집 안에 유입돼 사람이 흡입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세먼지 필터를 구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체시기는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알려준다. 필터는 냄새를 분해해 없애는 방식이기 때문에 반영구적”이라고 강조했다.

◇ 옷마다 최저 관리코스 자동 추천

삼성 ‘에어드레서’는 IoT 기술을 적용해 맞춤해 의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각 옷에 딱 맞는 관리법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마이클로짓(My Closet)’서비스다.

옷 붙어 있는 라벨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의류 소재에 관한 정보를 자동으로 파악하고 최적의 관리 코스를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식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물산의 ▲구호 ▲빈폴 ▲갤럭시 ▲에잇세컨즈 등 6개 브랜드와 제휴를 맺었다.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직접 소재 정보 등을 입력할 수 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의류 리스트와 추천코스를 저장하거나 직전 사용 코스·횟수 등을 기억하는 이력 관리 가능도 들어 있다.

지난해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 규모는 12만대 수준이었다. 올해는 삼성전자 등이 뛰어들면서 시장 규모가 20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30만대까지도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현석 사장은“(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00%였으면 좋겠다”고 운의 띄우면서 “삼성의 제품이 좋기 때문에 상당히 큰 시장점유율를 가져가려는 욕심이 있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해외 기업간거래(B2B)시장도 노리고 있다. 강봉구 삼성전자 CE부문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출장 때 구겨진 원피스나 정장을 호텔방에서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많았다”며 “미국 시장 위주로 호텔, 레스토랑 등 B2B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에어드레서’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에어드레서의 출고가는 174만~19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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