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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K바이오]세계 혈장치료제 임상 40배↑...혈장치료제 뭐길래

노희준 기자I 2020.07.19 12:37:55
코로나19 관련 글로벌 임상 시험 현황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 임상시험이 지난 4개월 새 40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미국국립보건원(NIH)의 크리니컬트라이얼에 신규 등록된 코로나19 관련 약물 중재 임상시험은 1060건이다. 크리니컬트라이얼은 세계 최대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다 .

전체 임상시험은 3월 11일 기준 56건에서 1060건으로 18.9배 증가했다. 전체 임상시험 중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은 1013건, 백신 관련 임상시험은 47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완치자 혈장을 활용한 혈장치료제 임상시험은 같은기간 3건에서 119건으로 39.7배 급증했다.

혈장 치료제가 뭐길래 이렇게 임상시험이 많이 증가했을까.

혈장 치료제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에서 가장 빠르게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는 약이다. 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한 환자들의 혈장을 활용해 제조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은 데다 이미 다른 질환에는 처방되고 있는 혈장치료제가 있어 개발하는 과정도 익숙한 편이다.

실제 국내에서 혈장 치료제를 개발 중인 GC녹십자(006280)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독성 평가에 초점을 두는 임상 1상 시험을 당국과 생략하기로 했다.

혈장 치료제는 코로나 회복기 환자의 혈장에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걸러내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다. 혈장자체는 혈액 구성 요소 중 적혈구·백혈구·혈소판이 빠진 누런빛의 액체 성분이다.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나은 사람에게 생긴 항체를 포함하고 있다.

혈장 치료제도 단점은 있다. 일반 의약품처럼 대량생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완치자에게서 기증받은 혈장으로 치료제를 만들기 때문이다. 완치자 1명으로부터 기증받은 혈장으로는 코로나환자 0.3~0.5명에 쓸 수 있는 혈장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감염 이후 항체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감소한다는 지적도 있어 혈장 공여에도 적정 시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 완치후 3개월 전후에 혈장을 기증하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이에 따라 혈장 치료제 개발의 관건은 완치자 혈장 확보에 달려 있다는 평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매혈(돈을 받고 혈액을 파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어 방법은 기증밖에 없다.

문제는 혈장 공여하는 과정은 다소 번거롭다는 점이다. 통상 헌혈은 한 차례 병원 방문으로 끝낼 수 있다. 하지만 혈장 공여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두 차례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첫번째 방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얼마나 형성돼 있는지를 검사(항체 역가 검사)하는데 이 결과가 나오는데 약 일주일 정도 걸려서다.

국내의 경우 혈장을 기증할 수 있는 병원이 전국에 고대 안산병원, 경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파티마병원 4곳으로 제한돼 있어 병원에 대한 접근성도 낮은 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한 혈장 공여에 지금까지 950명의 완치자가 참여 의사를 밝혔고 현재까지 이들 중 444명이 실제 혈장을 제공했다고 16일 밝혔다.

혈장 공여에 의존해야 하는 혈장 치료제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약회사들은 사람에게서 혈장을 받아서 혈장치료제를 만드는 것을 넘어 세포를 키우거나 복제해 혈장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까지 목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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