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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찬스' 논란 스가 장남 소속 위성방송사 면허 취소

이지현 기자I 2021.03.27 15:51:23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아빠 찬스’ 논란을 일으킨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장남이 재직 중인 위성방송사가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

27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스가 총리의 장남 세이고(正剛)씨가 재직 중인 도호쿠신샤의 자회사 도호쿠신샤 미디어서비스의 위성방송 채널 ‘더 시네마4K’의 인가를 5월 1일 취소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번 파문은 지난 2월 시사주간지 주간문춘이 세이고 등 도호쿠신샤 관계자와 총무성 간부들의 대화가 담긴 음성파일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아키모토 요시노리 총무성 정보유통행정국장 등 총무성 간부 4명은 2016년 이후 스가 총리 장남으로부터 최소 12회 접대를 받고 헤어질 때 택시 요금과 기념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작년 12월 4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 때의 스가(왼쪽) 총리와 야마다(오른쪽) 내각공보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아키모토 국장은 당초 식사 자리에서 방송 인허가 관련 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으나, 음성파일에서 세이고가 위성방송 관련 부분을 언급한 게 분명히 드러나자 더 이상 거짓말은 어렵다고 판단, 사실을 실토했다. 이후 총무성은 아키모토 국장과 유모토 히로노부 관방심의관을 관방부로 이동시키는 사실상의 경질인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도호쿠신샤가 2017년 10월 도호쿠신샤 미디어서비스에 위성방송 사업권을 넘길 당시 외국 자본 비율을 규제하는 방송법 위반 상태였던 사실이 최근 국회 심의에서 드러난 것이다.

일본 방송법은 외국인이나 외국 법인 등이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5분의 1 이상을 보유한 업체가 위성 기간 방송 사업을 할 수 없도록 외국 자본을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도호쿠신샤는 2016년 10월에 외국 자본 비율이 20% 미만이라고 신고하고서 2017년 1월 위성방송 사업을 허가받았는데 실제로는 신고 당시 외국 자본 비율이 20%를 넘긴 상태였다. 2017년 8월 방송법 위반 사실을 깨닫고 자회사인 도호쿠신샤 미디어서비스를 설립해 사업권을 승계했다. 방송법을 위반했음에도 인가 취소 사업권을 자회사에 넘긴 것이다.

당국은 당시 관방장관이던 스가 총리와 도호쿠신샤 측의 인맥을 고려해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샀다. 당시 사업권 이관의 결재자는 정보유통행정국장이던 야마다 마키코 전 내각홍보관이었다. 야마다는 도호쿠신샤로부터 7만4000엔(약 77만원) 상당의 고액 접대를 받은 사실이 최근 드러나 내각홍보관을 사임했다.

스가 총리는 이 문제에 관해 “구체적인 것은 모르지만 규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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