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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 김광현·정우람의 추억 토크

박은별 기자I 2015.02.01 14:40:43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SK 김광현과 정우람이 다시 만났다. 미국 플로리다 캠프 숙소 131번방에서다.

김광현과 정우람은 2년 전까지 함께 방을 썼던 룸메이트다. 하지만 정우람이 군복무로 자리를 비우며 잠시 이별(?)했다. 그리고 2014년 가을, 정우람의 제대와 함께 두 선수는 2015시즌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한 방을 쓰게 됐다. 그들의 룸넘버는 131번이다.

자연스러웠다. 누가 먼저 같이 방을 쓰자고 말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레 룸메이트로 맺어졌다.

정우람은 “제대하고 팀에 복귀해서 서로 말은 안했는데도 아주 당연하게 다시 룸메이트가 되었다. 다른 사람과 룸메이트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같이 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배 정우람은 “너무 내 생각만 하는 건 아닌지 싶다”라고 후배 김광현을 걱정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정우람의 걱정과 달랐다. 김광현도 정우람과 함께 방을 써 좋단다. 김광현은 “우람이 형은 내가 후배인데도 불구하고 나를 항상 배려해준다. 늘 나랑 함께 방을 썼던 형이라 편하고 좋다. 2년만에 다시 방을 쓰니 예전에 형과의 재미있었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며 웃었다.

2년 전과 참 많이 달라졌다. 정우람은 군복무 후 더욱 남자다워졌고 형답게 더 의젓해졌다. 김광현도 확실한 변화가 있었다. 그 사이 정우람을 따라 한 가정의 책임자가 됐고 더 어른스러워졌다.

정우람은 “광현이가 그 사이 정말 의젓해졌더라. 전엔 총각이었고 지금은 유부남이라서 그런가보다”며 달라진 김광현의 모습에 놀라했다.

김광현이 2년만에 돌아온 정우람에 대해 느낀 점은 “그새 더 늙었다(?)”는 것이었다. 김광현은 “형이 입대 전에도 진중하고 과묵했는데 지금은 더 늙은이가 되어 돌아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뒤이어 “우리 아버지처럼 간식도 견과류만 주구장창 드신다. 별로 맛도 없어 보이는데 몸에 좋다고 많이 먹는 거보니 신기하더라”며 구체적인 증거(?)까지 내보였다.

그리고 131번방의 달라진 풍경 한 가지 더. 이젠 코골이도 공평해졌단다. 정우람은 “2년 전엔 광현이가 코를 골아서 내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내가 코를 골아서 광현이가 힘들어한다”면서 “이제야 비로소 공평하게 됐다”고 웃었다. 131번방의 밤은 이제 두 선수의 코골이 소리로 진동한다.

가장이라는 공통점도 있어서인지 두 선수는 더욱 돈독해졌다. 야구 외에도 함께 나눌 이야깃거리가 많이 생겼다. 131번방엔 늘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는 게 주변 선수들의 반응이다.

김광현은 “전엔 우람이 형이 쇼핑도 자기거만 챙기던데 지금은 애기들 선물만 무지하게 구입하더라. 가장이라서 그런지 책임감이 많이 생긴 것 같고 훈련마치고 방에서 가족들과 화상 통화할 때는 입이 귀에 걸리더라”면서 애처가 정우람을 이야기했다.

정우람 역시 신혼인 김광현을 보면 옛 생각이 나는 모양. 그는 “광현이가 집에 전화를 많이 하더라. 분명히 애처가인 듯하다. 하루 3~4통은 하는 것 같더라”면서 부러운 눈빛을 보였다.

그들이 서로 룸메이트가 되길 기다렸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함께 방을 쓸 때 늘 성적이 좋았다던 두 선수다. 131번방에서 다시 뭉친 그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광현은 “우람이 형과 룸메이트였을 때는 성적이 항상 좋았다. 올시즌도 그러리라 기대해본다”고 말했고 정우람도 “2년 전 방을 쓸 때 광현이도 나도 성적이 좋았다. 올해 우리 둘 다 사고 한번 칠 것 같다”고 했다.

올시즌 선발과 마무리로 SK의 시작과 끝을 책임져야하는 두 선수다. 김광현과 정우람은 올시즌 서로에게 바라는 바도 함께 전했다.

김광현은 “형이 제대 후 복귀라서 의욕이 대단하더라. 그런데 과도한 욕심은 금물이다.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은 시즌이 될 것이다. 내가 반드시 마무리해야한다는 책임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다치지 않고 50게임 정도만 던진다는 생각으로 올 시즌에 임하면 반드시 성적도 따라올 것이다”고 당부했다. 2년만에 다시 본 정우람의 구위는 “여전히 최고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정우람이 김광현에게 당부한 것도 있다. 부상 조심, 또 조심이다. 정우람은 “부상없이 한 시즌만 보내면 된다고 본다. 우리 팀 에이스 아닌가. 구질이야 리그 베스트이고 등판만 꾸준히 하면 팀은 물론이고 개인 성적도 톱을 찍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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