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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홈쇼핑 제외한 유통업계 여전히 '코로나 블루'

배진솔 기자I 2020.10.11 12:00:00

RBSI '85'…여전히 100 밑돌아 경기 악화 전망
온라인·홈쇼핑 업종 반등 기대…슈퍼마켓·편의점 하락
유통업계, 정부 지원책 '세제 감면' 가장 필요…34.1%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소매유통업계의 경기전망지수(RBSI)가 4분기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아 향후 유통업계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회복되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세제 감면 등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업태별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자료=대한상의)
유통업계 여전히 ‘코로나 블루’…4분기 RBSI ‘85’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2020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85’로 집계됐다며 “지난 3분기(82)보다 미약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뚜렷한 반등 신호는 없었다”고 11일 밝혔다. RBSI는 기준치 100 초과 시 경기 호전을 전망하고, 미달 시 경기 악화 전망을 나타낸다.

업태별 전망치를 보면 온라인·홈쇼핑 업종만이 유일하게 100을 넘기며 반등을 기대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지난 분기에 이어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졌으며,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지난 분기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상의는 “4분기는 계절효과와 함께 연말이라는 특수성이 있다”면서도 “대다수 유통업태에서는 올해는 이런 호재가 힘을 쓰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업황 호전을 전망한 온라인·홈쇼핑(108)은 비대면 쇼핑 강세와 연말 특수 기대감이 겹치며 3분기 만에 100을 넘어섰다. 겨울로 접어들며 단가가 높은 상품 주문이 늘 것으로 내다봤으며, 크리스마스 등 연말 시즌이 다가오며 그간 소비자의 관심이 덜 했던 상품들도 매출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화점(96)도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100에 근접했다. 겨울로 접어들며 의류 부분에서 패딩, 코트와 같은 고가 상품의 판매가 매출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상반기 백화점 매출을 되살렸던 국가 판촉행사가 하반기(코리아세일페스타)에도 계획돼 있어 기대감을 더했다.

대형마트(54)는 소폭 상승 했지만, 여전히 모든 업태 가운데 가장 저조한 전망치를 보였다. 여름 시즌 동안 식품과 가전에서 매출 증가가 일부 버팀목이 됐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소비자 발길이 끊겼다. 지난 9월 유통산업발전법의 영업규제가 연장되는 등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요소마저 발목을 잡고 있다. ‘즉시 배송 서비스’와 같은 돌파구 마련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커머스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등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편의점(78)은 지난 분기 여름철 성수기와 더불어 주류(와인) 판매 허용 등 신규 수입원 기대로 전망치도 상당폭 상승했다. 그러나 겨울이 시작되는 4분기는 편의점의 비성수기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매출 증가세도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편의점 업계는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택배·금융 서비스 제공, 디지털용품 판매 등 생활밀착 플랫폼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업태 중 가장 큰 낙폭(10포인트)을 기록한 슈퍼마켓(61)은 2분기 코로나 대규모 확산 때의 수치(63)보다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신선식품에서 당일 배송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고 간편 식품은 편의점과 경쟁해야 하는 등 경쟁업태에 끼어 있는 구조에서 매출을 진작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의 코로나 대응방안 (자료=대한상의)
소규모 업태일수록 ‘비용절감’ 급해…정부 지원책 필요

코로나 사태 장기화 대응방안으로는 절반이 넘는 업체들이 ‘비용절감’(57.6%)을 꼽았다. ‘대응책 없음’(22.5%)이라 답한 업체가 그 뒤를 이었는데, 소규모 업태일수록 이 답변율이 높아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가장 필요한 정부지원책으로 ‘세제 감면’(34.1%)을 꼽았다. 이어 △2차 재난지원금 지원(30.5%) △규제 완화(25.9%) △경영안정자금 지원(21.3%) △고용안정자금 지원(20.2%)이 뒤를 이었다. 2차 재난지원금이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이었는데, 1차 재난지원금이 유통업계에 큰 버팀목이 된 만큼 기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소비는 경기의 바로미터(척도) 역할을 하는데 유통 업황이 부진하다는 것은 소비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는 뜻”이라면서, “소비심리의 조기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기업들이 위기상황을 견디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우선 현실에 맞지 않는 각종 부담금과 규제부터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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