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비사이드IT] 광고비에 깜놀…中 ‘기적의검’ 무슨 일?

이대호 기자I 2021.04.17 14:45:00

사삼구구(4399)코리아, 작년 광고선전비 1166억원
매출액 비중 48%선…많아도 20%대 비중인 일반 사례 벗어나
대형 신작 마케팅 일 년 내내 진행한 수준…‘뻥튀기 계약’ 의혹 제기도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국내에서 중국산 게임의 약진을 대표하는 타이틀이 있습니다. 사삼구구(4399)코리아의 ‘기적의검’인데요.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최상위권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리니지M·2M 형제 턱밑인 3위도 오랜기간 유지했네요. 17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전체 4위입니다.

이 회사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이 2394억원, 영업이익이 22.8억원입니다. 전년 매출 726억원(非감사) 대비 폭증했는데요. 전년 영업이익 20.8억원과는 대동소이합니다.

사삼구구코리아의 매출 폭증은 예견된 바 있습니다. 2019년 9월 출시한 기적의검의 인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여러 중국산 게임을 서비스해왔으나, 앱마켓 매출 상위 안착 등 눈에 띄는 족적을 남기진 못했는데요. 기적의검으로 업계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이 회사 감사보고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작년 광고선전비입니다. 무려 1166억원인데요. 매출 비중의 48% 가량입니다. 사삼구구코리아의 광고선전비가 얼마나 많은지 체감하려면 경쟁사를 보면 되겠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중견 게임기업 컴투스의 작년 광고선전비가 221억원입니다. 5분의 1 수준인데요. 같은 해 판매촉진비 493.6억원을 더한 합계도 715억원입니다. 작년 매출액 5089억원 대비 마케팅 관련 비용 비중은 14%. 컴투스는 신작 출시도 많았고 게다가 연결 기준입니다.

보통 게임기업은 광고선전비 비중을 매출액 가운데 많게는 20%대, 적게는 한 자릿수로 책정해 운영합니다. 인건비도 챙겨줘야 하고, 이후 신작 라인업 대비를 위한 운영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사삼구구코리아 인원은 7명. 연락사무소 수준인데요. 이 회사는 지난 2012년에 설립돼 창사 이래 최고 호황기를 맞은 지난해에도 이 규모를 유지했습니다. 콘텐츠 국내 현지화와 주요 퍼블리싱 업무는 중국 현지에서 진행하고 국내에선 고객응대 정도를 처리하는 사례로 볼 수 있겠습니다. 국내에서 인재 확보 등 후속 투자를 감안할 필요는 없다면 이 같은 놀라운 광고선전비 지출도 가능합니다.

게임 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사삼구구코리아 사례와 관련해 “오프라인을 포함해 순위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광고를 진행했다면, 가능할 수도 있는 수치”라면서 “다만 업계 일반의 광고비 수준을 훌쩍 넘어선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일반 게임 기업들은 대형 신작을 출시할 때 실탄이 넉넉한 경우라면 100억원 이상 마케팅 물량을 준비합니다. 이것도 출시 전후로 몇 달간 지출할 비용을 책정한 것인데요.

사삼구구코리아 작년 광고선전비 규모만 보면 대형 신작을 한 달에 한번 이상 출시하는 정도로 일 년 내내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한 수준입니다. 포털과 유튜브 등 이용자들이 몰리는 플랫폼에 온라인 광고를 진행한다면 한 달 기준 단일 게임에 30억원 마케팅 비용 책정도 상당히 많은 수준이라는 게 업계 전언입니다. 마케팅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유튜브 광고에 50억원을 쓴다면 엄청나게 해당 게임 광고를 자주 본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업계도 유명 스타를 돌아가며 기용하고 유튜브에 자주 노출되는 등 기적의검 광고 물량이 상당했던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이 회사 그 외 게임 광고를 합쳐도 과연 한해 광고선전비가 1166억원이 될지는 판단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반응인데요. ‘광고 물량을 뻥튀기해서 계약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의혹이 제기될 정도입니다. 이 회사 게임 홍보대행 측은 “사삼구구 내부엔 언론 대응할 사람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기적의검은 국내에 안착한 장기흥행 타이틀입니다. 바쁜 현대인들이 접근하기 쉽게 만든 방치형 게임으로 설정만 해놓으면 자동진행 위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올해 1분기가 지난 시점에도 최고의 인기를 유지 중인데요. 내년에 나올 사삼구구코리아의 보고서에도 이목이 쏠릴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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