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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犬 전성시대]"수제개껌 사러 백화점 가실께요"

장영은 기자I 2013.11.02 14:34:07

현대百 '루이독' 구스다운부터 호텔까지(르포)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애기 나이가 어떻게 돼요? 체중은요? 요즘엔 한겨울까지 입을 수 있는 이 구스다운 재킷을 많이들 사가세요. 안에는 거위털이 들어 있고, 모자 부분 장식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예요. 25만원 정도인데 가격이 부담스러우시면 패딩은 조금 더 저렴해요”

현대백화점 루이독 매장
고급 아동 의류 매장에서나 들을법한 이야기지만 애견 용품 전문 매장 직원이 안내해 준 내용이다. 지난 29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 1층에 위치한 프리미엄 애견을 위한 패션, 리빙 전문 편집숍인 ‘루이독’을 찾았다.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형 옷처럼 앙증맞은 강아지 옷들이었다. 남자 어른 손바닥 만한 강아지 옷들은 옷걸이에 걸려 일반 의류 매장처럼 전시돼 있었다. ‘강아지 옷이 별 게 있겠냐’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애견 패션은 수입 유아동 브랜드 상품에 버금가는 다양한 구색과 고급 소재를 자랑한다.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수입된 원단이나 유기농 면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 옷에 레이스와 보석 장식 등의 정교하게 디자인까지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가격은 3만원대부터 2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속에 받쳐 입는 티셔트와 폴라티 같은 이너웨어에서 부터 카디건, 드레스, 스웨터까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옷들이 갖춰져 있었다. 매장 담당자는 “요즘 같은 날씨에는 레이어드 패션을 많이 입힌다”며 “실내에서는 티셔츠나 원피스만 입히고 있다 밖에 나갈때는 겉옷을 입혀주면 따뜻하고 보기에도 예쁘다”고 조언했다.

루이독 매장의 애견용 가구와 구스다운(오른쪽)
뿐만 아니다. 애견만을 위한 소파는 사이즈 별로 준비돼 있었으며 침대도 일반 침대부터 일명 ‘공주님 침대’로 불리는 커튼 침대까지 선보이고 있다. 캐시미어로 만든 이불, 애견용 유모차 등 강아지를 위한 고급 생활용품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루이독은 이 같은 다양한 구성과 고급화 전략으로 애견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지난 5월 오픈 이후 월평균 매출이 4000만원 이상 나올 정도로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같은 날 경기도 분당의 한 대형마트 애견 전문 샵. 한가한 평일 저녁 시간이지만 애견전문 매장에는 열명 가량의 고객들로 다른 매장에 비해선 붐비는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강아지 소파와 담요, 사료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며 매장 직원에게 이것저것 묻는가 하면 일부는 쇼윈도쪽에 전시된 분양용 강아지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마트 몰리스 펫샵
380㎡(115평) 규모의 매장은 그야말로 ‘강아지 대형마트’라 불릴 정도로 거의 모든 종류의 애견용품이 다 갖춰져 있었다. 사료만 해도 일반 사료부터 병원용 사료는 물론이고 수입산과 천연 원료 및 수제 간식까지 줄잡아 백여종이 훨씬 넘었다. 이 밖에도 장난감, 기저귀, 목줄, 미용기기 등을 판매한다.또 매장 안쪽으로는 애견 전문 병원과 미용실, 놀이터(소셜클럽), 단기간 동안 애견을 맡아주는 호텔 서비스 등이 마련돼 있었다.

매장을 방문한 박지연(38)씨는 “아기(애완견) 간식이 떨어져서 잠깐 사러 나왔다”라며 “주로 사료 등을 구입하러 들르다가 요즘에는 미용실이나 놀이터도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매장 안에 애견 코너를 두는 정도였지만 최근 애견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아끼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대형마트에서도 전문 매장을 두는 등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며 “애완동물 시장은 앞으로도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돼 관련 상품 발굴과 전문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몰리스 펫샵에서 고객들이 애견용 소파를 고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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