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미투’ 그 후…김지은 “매 순간 칼날에 찢기는 것 같은 심정”

장구슬 기자I 2020.07.31 08:35:05

‘스포트라이트’, 김지은 서면 인터뷰 내용 공개
“위력과의 싸움 두려워, 절박했다”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사건 피해자인 전 수행비서 김지은 씨가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폭로 이후 심경을 밝혔다.

지난 30일 방송된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사건 피해자인 전 수행비서 김지은 씨의 서면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사진=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화면)
지난 30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2018년 시작된 미투운동 이후의 상황을 되짚는 ‘위력과 성벽, 미투 그 후’ 편을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선 안 전 지사를 상대로 미투를 폭로한 김씨의 사건을 다뤘다.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씨는 지난 2018년 3월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 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치열한 재판 공방 끝에 안 전 지사는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피해자를 둘러싼 지라시와 끝 모를 2차 가해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불륜을 저질러놓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며 2차 가해에 대한 피해를 전했다.

이날 제작진은 김씨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고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 27일 10장 분량의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김씨는 이날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안 전 지사에 대한 미투를 했을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그는 “제가 미투를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모두 선 긋기에 바빴다”면서 “위력을 만든 조직 구조의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았고 가해자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했다”고 말했다.

방송 출연과 재판, 책 ‘김지은입니다’ 출판 과정에 있어 가장 두려웠던 것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김씨는 “모든 것은 위력과의 싸움이었다”면서 “가해자가 가진 수많은 권세와 네트워크를 통해 거짓이 만들어지고 퍼 날라지는 파급 속도는 빨랐다. 한 문장의 거짓을 바로잡으려면 수십 개의 정돈된 문장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는 “병원에 입원해서도 재판을 마치고도 펜을 들어야만 했다”며 “절박한 마음이 매 순간 들었고, 또 매 순간 날카로운 칼날에 찢기는 것 같았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날 전문가는 김씨 관련 기사에 매크로를 이용한 조직적 악성 댓글을 찾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사실 관계가 부정확한 매크로를 이용한 조직적 악플이 있었다”면서 “김씨의 병상기록이나 개인적인 대화 내용도 악의적으로 편집해 SNS로 삽시간에 퍼졌었다”라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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