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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의 뉴욕인사이트)헤지펀드의 영향력

김준영 기자I 2005.02.01 09:45:44
[edaily] 지난 주 미국뉴욕증시는 사고없이 치러진 이라크 총선, 인내력을 보여준 연준리, 완만한 고용증가등의 호재에 반응하여 상승세를 보였다. 연방 준비 이사회는 FOMC미팅을 통해 6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작년 5월 FOMC가 성명서에서 인내하는(patient)이라는 문구를 신중한(measured)으로 대체한 이후 점진적 금리인상을 계속하고 있고, 연초에는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연준리 이사들의 발언으로 강도높은 긴축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를 야기하였으나 일단은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비농업분야 고용창출은 14만 6천개 증가로 예상치를 하회하였으나 GDP성장율 3%와 병행하고 있으며 여전히 고용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간으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8% 상승하여10716, S&P500은 2.7% 상승한 1203으로 마감했으며, 나스닥도 2.5% 상승한 2086으로 장을 마쳤다. 또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6% 상승한418을 기록하였다. 반도체 지수가 400선의 저항선을 돌파하여 급상승한 것이 인상적이었으며 아마존의 실망스러운 실적은 인터넷 부문을, 그리고 알카텔의 실적 경고는 네트워킹 부문의 상대적 약세를 가져왔다. 한편 구글은 놀라운 실적발표와 함께 주가는 급등하여 야후와 이베이의 마켓 캡을 상회하는 인터넷 부문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이 주 수요일에는 구글의 애널리스트 미팅이 예정되어 있고, 2월 14일인 락압기간(lockup period)이 만기되면 현재 거래되고 있는1억 2천 7백만주보다도 많은 1억 7천 6백만주가 새로이 증시에 풀린다. IPO가격인 85달러 이하에 매수된 주들이기에, 2월 14일에 가까와 질수록 주가의 변동성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적 분석으로는 3대 지수가 지지선에서 바닥을 구축한 다음 상승하여 나스닥은 3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선(2092)에 도달하였고, 다우(10600)와 S&P 500(1190)은 30일과 5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선을 돌파하여 연초 수준을 회복하였다. 이 주에는 이러한 상승세가 지난 12월의 고점까지 도달할 지 여부가 관심사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많은 자금이 장외에서 대기하고 있지만, 상승 가능성은 마켓을 견인할 수 있는 촉매제 여부에 달려 있다. 이 주에는 경제지표 발표가 미약하고200여개의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까지S&P500 기업들의 지난 4분기 실적들은 18%의 증가로 나타나 연초에 우려하던 15% 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1분기의 전망치가 평균 7% 상승이어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 주요 기업들로는 바이오젠, EDS(월요일), 시스코시스템즈, 프루덴셜(화요일), 메트라이프, AIG(수요일), 델, 픽사에니메이션(목요일)등이다. 그 중에서도 지난 3분기 실적과 전망치 발표 이후 명암을 달리했던 네트워킹의 시스코와 하드웨어 부문의 델의 실적이 초점이다. 지난 주 모건 스탠리는 시스코가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동안 견고한 성장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목표주가를 23달러로 상향시켰다. 또한 베어 스턴스도 시스코의 지난 실적 발표 행태에 근거하여 주당 22센트의 예상치를 쉽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특히 시스코의 전망이 중요한 것은 타 기술주 기업들의 자본지출 동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후반기의 랠리와 연초의 하락에서 큰 부분을 헤지 펀드가 담당하였다. 미국에서 헤지펀드의 숫자는 2000년 이후 4000개에서 8000여개로 증가하였고, 운영 자산 총액 또한 3000-4000천억 달러에서 1조 달러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헤지펀드 산업은 급성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뮤추얼 펀드 운영이 롱 포지션으로 장기적인데 반해, 헤지펀드는 단기 내지 중기적이며 높은 비용과 S&P500의 연 평균 성장율 8%를 능가하기 위해 숏 세일을 즐겨 구사한다. 작년 하반기 대선 이후의 연말 랠리 분위기 속에서 헤지펀드들은 숏 커버링과 함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과다한 롱 포지션을 취했고, 작년 수익의 60%를 11월과 12월에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2배의 마진이 허용되는데 반해 헤지펀드들은 보유자금의 10배까지도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레버리지 사용은 성공적인 경우에는 단기간에 높은 수익율을 올릴 수 있지만 지난 90년대 후반 롱텀 캐피탈이라는 헤지펀드의 경우처럼 수익율 높은 러시아 채권에 과다 투자하였다가 러시아의 금융 붕괴로 인한 채무 불이행으로 파산한 예도 있다. 어째든 과다한 롱 포지션을 갖고 있던 헤지펀드들의 주식 처분이 연초의 하락세를 가속하시킨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증시에 미치는 헤지펀드의 영향력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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